도시농업, 나와 우리를 위한 녹색실천
2018-04-23 충청투데이
한선희 대전시 과학경제국장
"할아버지! 상추는 어떻게 키워요?"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해 식사 중인 나에게 귀여운 여자아이가 할아버지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 할아버지는 과거에 농사경험이 있었는지 열심히 설명해 주었으나, 이야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손주는 관심을 돌렸다. 상추씨가 파종되고 자라서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과정을 말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세대 간 소통의 방법으로 도시농업이 활용될 수 있다는 실증의 경험이었다.
할아버지와 손주, 엄마와 아들, 이웃 주민과 직장동료… 나이와 계층에 상관없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실패해도 좋다. 취미로 하는 것이니, 그곳에서 함께한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경험과 추억을 수확하면 그걸로 풍년이다. 도시농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개인의 심신 안정과 치유, 자연을 알게 되는 참된 교육, 가족과 이웃 간 소통, 농업의 가치 이해, 공동체 회복, 이를 통한 다양한 사회적 변화의 움직임 등 어느 것 하나 값지지 않은 것이 없다. 도시농업의 확대로 농산물 판로가 줄어든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지만 도시농업을 경험한 사람은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농업을 경험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으로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낸다면 우리 농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우리 시에서는 올해, 쓰레기 등으로 방치된 유성구 복용동 학교용지에 국·시비를 확보하여 공영도시농업농장을 조성하고 개인과 단체에 분양하였다. 많은 시민이 직접 농작물을 가꾸어 수확하는 과정에서 나와 가족, 이웃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삶의 여유와 자연 속에서의 행복을 만끽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