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테르 효과
2018-03-20 충청투데이
성추행 의혹으로 대학 교수와 배우였던 50대가 자살했다. 또 다른 교수도 같은 의혹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태는 전염성 자살인가. 아니 '동조 자살(copycat suicide) 또는 모방 자살'이다. 사회 저명인사나 연예인, 자신이 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 등이 자살할 경우 자신도 자살하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 사람과 비슷한 심리적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을 그 사람과 동일시해서 그 사람의 자살을 따라 하게 된다.
이 소설이 유명해지면서 엉뚱하게도 자살이 급증했다. 자살자 대부분은 소설 속 베르테르처럼 사랑의 실패로 실의에 빠진 청년들이다. 심지어 동조 자살자들은 베르테르가 입었던 옷 그리고 자세 등 당시 자살상황을 그대로 재연했다. 각자 이루지 못한 사랑에 절망하며 목숨을 끊었던 것이다. 마치 자신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말이다. 오죽 자살자가 증가하면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이런 동조자살을 막기 위해 책 발간이 일시 중단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베르테르가 자살한 뒤 200년이 지나 1974년 미국 사회학자 필립스(David Phillips)는 이 같은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 했다. 20년 동안의 자살 연구를 통해 유명인의 자살이 언론 등에 보도된 뒤 자살률이 급증한다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 등 삼성(三性) 추문 때문에 나라가 벌집 쑤셔놓은 듯하다. 미투 운동이 거세지는 추세에 '나 떨고 있니'라고 자문하는 인간들. 자수해 광명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