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오르고 지갑 닫히고…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2018-03-18 이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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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서비스업 등 ‘고육지책’…지갑 얇은 소비자 지출 줄여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으로 지적돼 온 가격인상이 외식업계는 물론 사교육·서비스업 분야에서까지 현실화되면서 대전지역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원가 부담에 인건비 상승을 견디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지갑마저 얇아진 턱에 지출을 줄이고 있어서다.
또 다른 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근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 김모(62) 씨는 “5만원이면 충분하던 일당이 최근에는 7만원까지 육박하면서 인건비 부담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며 “100g 기준 2만 3000원씩 받던 고기값을 2만 8000원으로 올렸는데 손님이 줄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늘어난 인건비를 메우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거나 식재료를 줄이는 소상공인들의 ‘생존 대책’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서구의 한 삼겹살 구이 전문점은 식재료 값 인상과 인건비 부담에 이달부터 기본으로 주던 밑반찬인 콩나물무침을 없애기도 했다.
이처럼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생활물가가 요동치면서 소비심리 위축을 부채질 중이다. 주부 윤모(44·여) 씨는 “‘가성비’로 명성을 날린 저가 음료 프랜차이즈마저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는 통에 왠지 모를 배신감을 느낀다”며 “가격은 올라도 질적인 부분은 내려가는 것 같아 '차라리 덜 먹자'는 식의 소비심리가 주변에서도 형성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물가 인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일부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그동안 누적돼왔던 식재료비 인상분에 인건비 상승분이 더해지면서 뒤늦게 반영된 것”이라며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 이자 부담 속 가계 허리띠를 졸라매려는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더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