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브랜드 만들기와 가꾸기
2018-02-28 충청투데이
지난 2월 설 연휴를 전후해 와인품평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독일 베를린 와인 트로피 행사에 참석하여 우리의 ‘아시아 와인 트로피’와 대전와인페어 행사를 홍보하고, 독일, 이태리 등 유럽현지 와인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현지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국제와인기구(OIV)가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후원하고 있는 와인 품평회인 '아시아 와인 트로피' 행사를 와인의 본 고장인 유럽 현지에서 국제적으로 알리고 소개하는 과정에서 대전시와 대전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대한 현지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어 대전에 대한 뿌듯한 자부심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도시를 상징하는 브랜드들은 도시가 원래 가지고 있는 자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지만, 그런 충분한 기반이 없을 경우 새롭게 만들어 꾸준히 잘 가꾸면 자리를 잡아 도시를 대표하는 자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널리 알려진 얘기지만, 부산과 영화는 원래 관련성이 없었으나, 부산에서 국제영화제를 과감하게 시작하여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성공한 결과, 영화도시로서 인정받고 관련되는 사업이나 인프라들이 계속 늘어나는 등 선순환 효과를 가져오며 부산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단기간에 성공한 축제로 유명한 화천 산천어 축제도 원래 화천군에는 산천어가 자라지 않아 양식한 산천어들을 구입하여 방류하면서까지 행사를 적극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할 정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도시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꾸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만든다는 말 자체에 가꾸기가 포함된다고 볼 수 있지만, 가꾸기가 더 본질적이고 중요하다고 볼 때, 가꾸기 없는 만들기는 모래성 같고 속빈 강정이라 할 수 있다. 결혼생활이 정원 가꾸기와 비슷하다는 말이 있듯이, 도시브랜드도 결국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나무나 꽃을 심기만 하고 가꾸지 않으면 자리잡지 못하듯 도시브랜드의 경우에도 만든 후 장기간동안 세심한 관리와 정성으로 가꾸지 못하면 커나가지 못하고 시들고 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찍이 헨리 포드가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그들은 조금 더 빠른 말과 마차라고 답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통찰을 중시했다고 하는 데, 스티브 잡스도 이 말을 즐겨 인용했다고 한다. 앞으로 대전이 와인 뿐 아니라 다른 것으로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만들어갈 때 과감함과 더블어 장기간 가꾸는 데 보다 초점을 맞춰 추진하면, 도시브랜드가 도시가치를 높이고 발전을 앞당기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