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화가 김동창(大田畵家 金東昌)
2018-02-18 충청투데이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
가까웠던 친구이자 같은 길을 가던 언제까지나 같이 갈 것 같던 친구, 부르면 달려갔던 친구, 가끔은 삐지기도 하고 속 깊은 대화로 예술에 대한 속내를 주고받으며 대화속의 냄새 마저 느꼈던, 대전의 서양화가 김동창이 영영 다른 길로 간지도 몇 해가 지났다.
예술가들의 作品과 行爲에 가져가던 관심만큼 이제는 그들이 머물던 공간과 그들이 애정을 가졌던 환경에 관심과 눈을 돌릴 때가 됐다. 우리의 폭넓은 진열장에 그들을 포장하여 올려놓는 능력과 기술을 발휘하여야 할 때가 지금 아닌가 한다.
오늘도 사무실벽에 걸려있는 김동창교수의 그림을 드려다 본다 말을 타고 선남선녀의 무심한 듯 뒤돌아 보는, 대화가 있는 듯 없는 듯 기억의 실루엣처럼 표현한 그의 그림 속에서 무슨 말을 나에게 던지고 있는 듯하다. “너무 복잡하게 살지마 그저 세상은 그렇고 그런거야 너혼자 잘한다고, 세상걱정 다 짊어지고 산다고 변하는 것은 없는거라고.” 중얼중얼 빨간 뾰족한 입으로 무슨 말인지도 모르게 흩어지는 말로 한마디 하는 듯 하다.
대전화가 김동창의 대표작 몇 점이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오는 3월 11일까지 열리고 있다. 생전 그의 말대로 낯설지 않은 사람들의 친숙한 모습과 포즈를 통해 익숙하게 다가오는 마음의 풍경으로, 그의 작품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정이 있는 풍경으로’ 그가 세상을 떠난 1월 언저리면 무거운 숙제를 떠안은 것처럼 독백을 되내인다. 보고싶고, 그립다. 그리고 기억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