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의 역설
2018-01-21 충청투데이
[투데이 춘추]
자본주의 시장은 야누스의 얼굴을 갖고 있다. 시장에서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손오공의 재주만큼이나 탁월하다. 허나 모든 재화의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매개로 물 흐르듯 굴러만 가는 것은 아니다. 손오공의 여의봉이 작동되지 않는 또 다른 시장의 얼굴인 시장실패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치유력을 보이며 300년 가까이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노동시장 실패에 대한 보완 요구는 자본주의 태동과 함께한다.
그간 매년 최저임금은 여러 요소들을 감안 일정률로 인상돼 왔다. 이런 최저임금이 최근 크게 이슈가 된 이유는 16.4%에 7530원이라는 인상율과 인상액 때문이다. 인상률만으로는 3번째이나 인상폭은 최고로써 임금 지급주체들의 지불능력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물론 임금 소득자들이 많이 받으면 가계 소득은 증가되고 늘어난 만큼 소비가 증가 되어 경제는 활성화될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기대가 사회총량적인 소득 증가로 나타날 때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허나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편의점이나 PC방,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경력 알바를 구하기 때문에 무경험자는 알바취업도 어렵게 되었다. 그나마 알바를 축소하거나 가족위주 경영, 점포 폐업 등으로 이어져 절대 일자리마저 감소되고 있다. 한계선에 있는 협력, 하청업체들은 사람을 줄이거나 청소. 경비 등 단순 용역은 무인화·자동화하거나 파트타임제를 추진하고 있다. 끝내 인상된 최저임금을 감내하지 못할 것 같은 영세 한계 고용주들은 현재 심정적으로 폐업한 상태다.
결국 사회소득총량의 증가 아닌 감소가 현실화 된다면 최저임금 인상 효과는 부정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을 위하여 전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지만 산업현장의 박수는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아무튼 최저임금제도를 전향적으로 신속히 보완하고 각 주체들의 부담 분산 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하여 '18년도 최저임금의 연착륙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