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소방인력 확충" vs 홍준표 "세월호와 똑같다"

2017-12-25     백승목 기자
제천 화재참사 현장 잇따라 방문
추, 열악한 소방시스템이 문제
홍, 소방·재난점검 소홀 정부탓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5일 나란히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현장을 방문해 사고현장을 점검하는 등 비슷한 일정을 소화했지만 사고 원인과 대책을 두고는 확연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추 대표는 소방인력 및 장비 확충 등의 '대책 마련'을 강조한 반면, 홍 대표는 "정부가 정치 보복하느라 바빠 소방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 비판'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의 유사점을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합동장례식장을 방문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적절한 소방 장비와 소방 인력이 신속하게 지휘체계 속에서 잘 투입이 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다시 한 번 희생자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열악한 소방 시스템 문제도 지적했다.

소방 당국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연합뉴스
그는 "지방의 열악한 사정에 대해선 인력이 더 증원되고 보강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제대로 보강된 인력 속에서 장비 보강도 시급히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비한 건축 행정 법규도 다시 한 번 총체적으로 점검할 때"라며 "이곳만 하더라도 불법 증·개축이 눈에 띄고 한 눈에 보더라도 화재에 대단히 취약한 공법인 것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홍 대표는 "우리는 사고를 세월호처럼 정쟁에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번 화재현장에서 대처가 잘못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세월호와 똑같다"고 주장했다.

먼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제천체육관을 방문한 뒤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으로 이동해 현장을 점검한 그는 "(정부가)가장 먼저 소방점검을 했어야 하는 데 정치 보복을 하고, 정권을 잡았다고 축제하는 데 바빠 소방·재난점검을 전혀 안 했을 것"이라며 정부를 맹비난했다.

특히 소홀한 소방점검 및 현장 대처가 피해 규모를 키웠다고 지적하면서 세월호 참사와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천참사는 현장 지휘 책임자가 큰 잘못을 했다"며 "세월호 때도 TV 화면을 통해서는 배가 기울어져 가는데 구명정이 배 주위만 빙빙 돌았다. 현장에 출동한 지휘관들이 판단을 잘못하면 이런 참사가 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떻게 이런 참사가 일어나도록 방치를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세월호와 똑같은 사건이다. 현장에 출동한 지휘관이 몸 사리고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으니 이런 참사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 세번째)가 25일 오전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25일 오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제천실내체육관을 방문,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