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기업투자…은행예금만 착착
2017-12-17 최정우 기자
하반기 기업예금 382조원
1년새 23조4034억원 증가
미래 투자불확실성 주원인
대기업 사내유보율도 껑충
“돈맥경화… 통화정책 제약”
은행에 예치돼 있는 기업예금이 꾸준히 늘고 있다. 기업들이 미래에 대한 투자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무리한 투자보다는 은행에 돈을 쌓아두는 것이 안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은행의 예금잔액은 1294조 6189억원인 가운데 기업이 예금주인 금액이 382조 999억을 기록, 평균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1년 새 기업이 은행에 맡긴 돈이 23조 4034억원 늘어난 것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섯 번째다. 기업의 경우 가계와는 달리 직접소비를 하지 않아 순이익으로 남긴 현금과 소득은 투자와 저축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기업들이 금방이라도 쓸 수 있는 현금이 예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쟁 심화와 중국의 성장세 둔화, 기업 구조조정 등 불확실한 여건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통상적으로 금리를 낮추면 은행 예금 대신 소비와 투자가 늘어 경기가 살아 날 수 있지만 돈이 제대로 회전이 되지 않으면 통화정책의 제약이 발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통화긴축과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