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2017-08-10 충청투데이
김태경 금산경찰서 수사과 형사팀장
[투데이포럼]
지난달 31일 정부는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스토킹 사건은 555건으로 2015년과 비교해 보면 35%(192건) 증가했다. 데이트폭력 사범 또한 8,367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8.8%(675명) 늘었다. 이처럼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지속적으로 늘자 정부는 최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젠더폭력방지기본법(가칭)’ 제정과 국가행동계획(가칭) 수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흐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제대로 된 데이트 폭력의 정의이다. 흔히 데이트 폭력은 연인 사이에서의 폭력·친밀한 사이에서의 폭력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트 폭력의 정확한 사전적 정의는 연인 관계나 호감을 가지고 만나는 관계에서 일어난 폭력이라고 한다.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행하는 신체적, 정서적, 언어적, 경제적, 성적 폭력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상대를 감시(스토킹)하거나 통제하려는 행위도 데이트폭력에 포함될 수 있다. 이는 이미 구면이거나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으로 가해자가 배우자 또는 연인인 경우가 다수라 공론화되거나 형사사건으로 다루는 것을 꺼려하여 2차, 3차 피해 등 더 큰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약자보호·젠더폭력 근절·데이트 폭력 근절을 중요하게 다루는 만큼 경찰에서도 피해를 입고도 신고하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는 피해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내가 입고 있는 피해를 상담 받고 신고해야 더 많은 사람들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전화하여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보자. 피해자와 한 마음으로 상담을 하고 피해 상황에 따라 성폭력상담소, 해바라기 센터, 경찰 등에게 연계되어 피해자별 맞춤 지원을 하고 있다.
끝으로 필자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한다. 데이트 폭력으로 아픔을 겪은 피해자들이 한번만 이 글귀를 마음으로 읽기를 바라면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자신은 소중하고 보살핌 받아 마땅한 존재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게 해주어야 한다. 나의 가치를 짓밟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두려워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