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물난리에 충북도의원 ‘8박10일 유럽연수’
2017-07-18 임용우 기자
행정문화위 소속 4명 프랑스 등
일정 대부분 관광지 관람 외유성
박봉순 의원 지역구 가장큰 피해
“도민 고통 무시 … 당장 사퇴해야”
해외연수를 떠난 도의원은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김학철(자유한국당·충주), 박봉순(자유한국당·청주 가경동·강서 제1동), 박한범(자유한국당·옥천), 최병윤(더불어민주당·음성) 의원 등 4명이다.
그러나 이들의 일정이 대부분 고속열차 탑승을 비롯해 개선문, 로마시대 수로, 아비뇽 페스티벌, 성 로렌초 대성당, 페라리 광장, 피사의 사탑 등 유명 관광지에 대한 관람으로 이뤄져 외유성 해외연수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이들의 일정 중 피렌체 시청, 밀라노 시청 등이 공식 방문의 전부로 관광테마 발굴 등 제대로 된 공식일정은 일부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이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문화관광사업의 국제화 발전 계기 마련을 위한 연수 목적이 애초부터 ‘사탕발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정가에서는 “도민들이 수해로 인해 고통에 시름하고 있을 때 해외로 연수를 가는 것이 옳은 행동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 17일 도의회가 청주·괴산·증평·진천 등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지원을 정부에 요청한 것과 맞물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시민 김모(55·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씨는 “수해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도민들의 고통을 가장 먼저 헤아려도 부족한 도의원들이 해외 연수라는 명분으로 외유에 나선 것은 그 사실만으로도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도민들의 고통을 뒤로 하고 연수를 강행한 의원들은 도민들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는 만큼,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도의회 관계자는 “이번 연수는 당초 지난 3월 예정돼 있었으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이달로 일정이 변경된 것”이라며 “이미 예정된 일정 때문에 또 다시 미룰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달에는 극심한 가뭄 속에서도 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이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등을 경유하는 해외연수를 다녀와 논란이 일었다.
한편, 이번 행정문화위 해외연수에는 같은 위원회 소속인 연철흠(더불어민주당, 청주 봉명1·2동·운천·신봉·강서2동)과 이언구(자유한국당·충주) 의원은 불참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