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口斷想(인구단상)
2017-07-12 충청투데이
[시선]
심의보 충청대 교수
인구 증가에 관하여 맬더스주의와 풍요주의라는 상반되는 개념이 있어 왔다. 맬더스주의는 과도한 인구가 환경 파괴를 유발하고 삶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인구 증가가 지속된다면 환경 파괴나 빈곤 문제는 여하한 과학기술로도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풍요주의적 입장은 증가하는 인구 밀도는 농업기술 진보에 오히려 자극제가 된다고 설명한다. 빈곤은 식량 부족이 아니라 잘못된 식량 분배 탓이라고도 말한다.
미래를 향한 한국의 지상 과제는 저출산 고령화의 해결이다. 1960년 6명이었던 합계 출생률은 2015년 1.2명으로 최하위 그룹이다. 그리스(1.3명), 이탈리아(1.4명), 일본(1.5명), 캐나다(1.6명)가 그 뒤를 잇는다. 저출산과 수명연장에 따른 고령화 속도는 한국이 세계 최고이다. 저출산 문제는 이미 1980년대 말경에 그 징조를 보이기 시작했으므로 좀 더 일찍 대비했어야 옳다. 소도시 국가를 제외하면 한국은 인구밀도 세계 3위의 국가다. 다만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인구의 질적 구조상의 변화 속도가 문제인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박광온 대변인은 '인구 절벽 극복을 위한 저출산 문제 해결 방안’을 주제로 열린 국정기획위 합동 업무보고에 참석한 뒤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5년 내에 저출산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라며 "출산율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인구 수가 줄어들어서는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구정책 방향 전환은 일본을 벤치마킹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과거 일본도 현재 한국과 마찬가지로 '출산율 회복은 인구 증가'라는 인식하에 출산율 높이기에 매달려왔다.
저출산, 환경, 경제 등 걱정이 없는 건강한 사회를 미래 후손들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수많은 저출산 대책이 쏟아졌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인구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그에 합당한 인구 정책과 생산 활동을 조화롭게 이뤄간다면 출산율의 증가는 분명 재앙이 아닌 축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