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보다 쌈 나겄소
2017-06-29 김윤주 기자
[김윤주의 酒절주절]
요새 푹 빠진 드라마가 있다. 바로 박서준·김지원 주연 드라마 '쌈 마이웨이(일명 쌈)'다. 살짝 소개하자면, 아주 어릴 적부터 친구인 동만과 애라는 유치할 정도로 맨날 치고 받고 싸우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커져 결국 커플이 된다. 말 그대로 '쌈'에서 '썸'이 된 거다. '남녀 사이는 친구가 없다'란 말을 그대로 보여준다.
주인공 커플이 비현실적이라면 '현실'을 담당하고 있는 서브 커플이 있다. 6년차 커플 주만(안재홍)과 설희(송하윤)다. 정말 현실 같아서 공감을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커플에게 얼마 전 위기가 닥쳤다. 주만이가 회사 여 후배 집에서 깜빡 잠이 들어 하루를 보낸 것이다. 주만이는 "아무 일 없었어"만을 강조하고 설희는 "넌 그냥 밤새도록 매 순간 날 죽였어"라며 이별을 통보한다. 설희에겐 스킨십을 했건 안 했건, 자신을 불안하게 했던 그 순간순간이 고통이었을 것이다.
한 친구는 연신 "나쁜 놈"을 외치며 봤는데 남편은 "잘못하긴 했는데 아무 일 없었잖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싸울 뻔했다고. 가만 보면 이런 것에서 남녀 생각의 미묘한 차이가 있는 듯하다. 남자는 사실 여부를 따지고 결과를 중시한다. 반면 여자는 그 과정, 그 안의 감정들을 생각한다. 싸울 때만큼은 이성적인 남자, 감성적인 여자다. 무릇 남녀가 서로 달라 끌리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관계지만 '사고방식'이 달라 생기는 '사고'들은 지치기 마련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사랑한다면 또 싸우고 또 맞춰가야지. <김윤주 편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