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님들, 돈은 있습니까
2017-03-01 나재필 기자
▶돈 없이는 한발자국도 못 움직인다. 돈을 써야 먹고 입고 살아갈 수 있다. 돈도 돈이지만 나라에 세금도 바쳐야한다. 그래야 도둑도 잡아주고 깡패도 잡아준다. 4500원 짜리 담배 한 갑을 사면 3300원이 세금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이름도 배꼽을 잡는다. 건강 망치는 담배에 '건강증진기금'이라는 명칭이 붙는다. 소주 한 병을 마셔도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이 72%다. 자동차도 세금으로 달린다. 휘발유 가격의 62%가 세금이다. 10만원 주유하면 6만2000원이 세금이다. 서민들의 마지막 꿈인 로또도 세금덩어리다. 1억원 짜리가 됐다면 소득세 2000만원과 지방소득세 200만원을 내고 나머지를 받는다. 머지않아 산소 값을 내고 숨을 쉴 날이 올지도 모른다.
▶돈을 쓰겠다고는 하는데 돈이 없으니 결국 증세다. 남의 돈 걷어서 인심 쓰겠다는 심보다. 우리 국민은 조선시대 백골징포와 일제의 횡포를 경험한 데다 6·25 때 세금을 더 걷기 위해 벼 낱알을 세는 인민군까지 겪은 탓에 '세금=수탈' 인식이 강하다. 틈만 있으면 국민 주머니를 비집고 들어오는 게 세금의 속성이라지만 불합리한 세금은 민심을 떠나게 만든다. 공약을 막 던지는 후보는 뽑지 말아야한다. 미국 경제학자 맨슈어 올슨은 세금 징수자를 왕과 도적에 비유하면서 그놈이 그놈이라고 했다. 결국 같은 약탈이라는 것이다. '가혹한 정치(무리한 세금 징수)는 호랑이보다도 무섭다.'(논어)
▶세금은 현명하게 걷어야 한다. 나랏빚은 세금으로 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도 현명하게 뽑아야한다.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를 거치며 우리의 삶은 달라졌는가. 행복보다는 ‘불행의 절벽’에 가깝다. 고용절벽, 소비절벽, 빚 절벽, 수주절벽, 산업절벽, 계층절벽, 세대절벽, 정치절벽, 문화절벽, 인구절벽 등등…. 정권의 '곤조'를 겪으며 복닥복닥 사는 인생도 절벽이다. 매번 속으면서 또 뽑아야하는 민초의 삶도 절벽이다.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뽑아서는 안 된다. 진짜 위험은 ‘절벽’ 같은 삶이 아니라 '절벽'이 아닌 곳에 있다.
나재필 편집부국장 najepi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