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인쇄 수도권 독식
2017-01-22 신인철 기자
인쇄물량 연간 5000억원 발주
과천청사때부터 거래해오던 수도권업체 일감 95% 가져가
접점 없는 지역업체 경쟁 밀려 “공정한 경쟁 위해 지자체 지원을”
22일 충청통계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인쇄·출판업 매출액은 2013년 2424억 3900만원에서 2014년(최신 기준) 2437억 5700만원으로 고작 0.5% 증가했다.
대전·세종·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이하 대전 인쇄조합)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 인쇄 물량은 연간 5000억원이 발주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낙관 대전 인쇄조합 상무는 “과거 정부과천청사 때부터 거래해온 수도권 업체들이 전체 일감의 95%를 독식하고 있다”며 “청사 복도 곳곳에 수도권 업체 영업맨들이 상주하며 일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출입증이 있거나 사전 약속을 통해 출입이 가능한 정부세종청사 구조상 접점이 없는 지역 업체들은 수도권 업체와의 영업 경쟁 자체가 안 된다는 게 대전 인쇄조합 측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쇄업계 관계자는 “2012년 당시 세종지역 인쇄업체는 10곳이 안 됐다. 하지만 현재는 수도권 외지업체들이 대거 이전해 120개로 늘었다”며 “수도권 업체의 페이퍼컴퍼니까지 포함하면 300개 정도가 되는데 이를 통해 수도권 업체가 정부세종청사 인쇄업 일감을 독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과거 대전은 서울, 대구와 함께 인쇄업 3대 메카로 자리매김했었다”며 “정부세종청사 이전으로 옛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기대를 했는데 현실은 전혀 달랐다”고 울분을 토했다.
영업력과 기술력을 앞세운 수도권 업체의 높은 벽에 가로 막혀 한숨만 쉬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낙관 대전 인쇄조합 상무는 "정부세종청사 물량의 30%(1500억원)만 지역 업체들이 소화해도 대전시의 지방소득세가 대폭 늘어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 업체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관계기관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신인철 기자 pf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