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과학, 세상을 움켜쥐다] 고온·고습환경 견디는 신소재
2017-01-15 정재훈 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발광 소자인 ‘퀀텀닷(Quantum dot·QD)’을 고온, 고습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보호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KAIST는 지난 10일 배병수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이도창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퀀텀닷을 보호하는 실리콘 기반의 고분자인 ‘퀀텀닷 실록산 수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통해 퀀텀닷을 차세대 고화질 디스플레이 기기에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퀀텀닷은 수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크기 변화에 따라 발광 파장을 쉽게 조절할 수 있고, 넓은 색 표현 범위를 가져 초화질 디스플레이를 쉽게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우수한 발광특성에도 고온과 고습한 환경에서는 쉽게 산화돼 고유의 발광특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현재 상용화된 퀀텀닷 디스플레이 제품은 고온의 원인인 청색 LED 광원과 거리를 둘 수 있는 퀀텀닷 필름을 사용하거나 산화 방지를 위해 산소, 수분을 막는 차단 필름을 퀀텀닷 필름에 감싸서 사용키도 한다.
KAIST 공동 연구팀은 문제를 해결하려 자체적으로 개발한 ‘솔-젤 합성공정’을 이용했다.
이 기술은 세라믹 또는 유리를 화학물질 반응을 이용해 고온이 아닌 낮은 온도에서 합성하는 공정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열에 강한 실록산 분자구조 안에 퀀텀닷을 도포했다.
실록산 수지가 퀀텀닷을 담는 컵 역할을 하는 동시에 열과 수분을 차단해 별도의 차단 필름이 없어도 극한의 환경에서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화학적으로 균일하게 분산된 수지는 85도의 고온과 85%의 고습 환경뿐만 아니라 강산성과 강염기성 환경에서도 발광특성이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고습 환경에서 발광특성이 높아졌다.
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퀀텀닷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한계를 극복하고 널리 쓰이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원천소재를 기반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AIST 연구팀은 관련 특허를 국내외 출원 중이며, KAIST 교원창업기업인 ㈜솔잎기술에 이전해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