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맘껏 책읽는 세상 꿈꾸며
길연희 ETRI 지식이러닝연구실 선임연구원 [젊은 과학포럼]
2016-11-14 충청투데이
국내 전자책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출판사의 80%가 전자책을 제작하고 있으며, 신간이나 베스트셀러의 대부분이 전자책으로도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출판되고 유통되는 전자책을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대답은 ‘아니오(No)’이다.
일부 스마트폰을 잘 다루는 시각장애인들은 보이스 오버(VoiceOver) 등 플랫폼 자체의 접근성을 이용해 기존에 유통되는 전자책을 스크린리더로 읽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은 그렇지 못하다. 시각장애인들이 읽는 전자책은 ‘센스월드, 룩스데이지’ 등 장애인 전용 전자책 앱을 통해 제공되고 있는 것들인데, 이는 또 다른 형태의 대체자료(DAISY)로 비장애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독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일반 전자책에 편집자의 개입을 최소화 하면서 최대한 자동화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콘텐츠로 변환할 수 있는 전자출판 기술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기존의 PDF와 같은 전자책 양식을 분석하고 유의미한 콘텐츠를 추출해, 표준화된 접근성 전자책 파일을 생성하고, 장애인 접근성 요소를 검사해 쉽게 수정할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한다면 비용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기술로 제작된 전자책을 시각장애인에게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시각장애인이 대량의 전자책 데이터베이스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검색하고, 다운로드 할 수 있는 기술과 다운로드 한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접근성 전자책 뷰어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뷰어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시각적 기능 대신 진동이나 소리 등을 통한 상호작용이 가능해야 한다.
장애인용 전자출판 플랫폼과 서비스 플랫폼이 제공될 때 약간의 관심과 참여만 있다면 향후 출판사에서 출시되는 전자책은 비장애인과 거의 동시에 시각장애인도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