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관리비 얼마나 내고 계십니까?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2016-10-20 충청투데이
우리는 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보거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구입할 때에 불과 1000~2000원 짜리를 구입하면서도 상품의 성분이나 그램당 단가까지 꼼꼼히 따진다. 하지만 매월 적게는 10~20만원, 많게는 50~60만원까지 지출되는 아파트관리비에 대해서는 정확한 금액도 모르고, 왜 그 금액을 내야하는지 혹은 제대로 쓰여지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먼 친척보다 가까이 있는 이웃이 낫다’는 옛말처럼 한울타리에 살며 가깝게 지내야 할 이웃끼리 서로 불신과 의혹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아파트관리비에 대한 의혹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를 ‘투명하지 않은 관리비 운영시스템’과 ‘운영 주체의 비전문성’이라고 생각했다.
수차례 언론 등에서 소개 됐듯이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에서는 ‘찾아가는 공동주택 주민학교’를 운영해 관리주체와 입주민들께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된 사항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관리비 진단 및 컨설팅’으로 투명한 관리비 집행과 효율적인 공동주택 관리를 위한 맞춤형 진단 서비스, ‘공동주택관리 실태조사 및 감사’를 통한 위법사항이나 비리를 적발하고, ‘공동주택 시설개선 지원사업’으로 공공성이 있는 공동주택 관리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또 단지내 소통확대 등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해 더불어 사는 아파트 공동체가 되도록 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가 운영된 이후인 2016년과 2년 전인 2014년의 같은 기간 중 관리비를 비교하면 전국 평균은 3.4% 인상됐다. 서울을 비롯한 특·광역시가 모두 2.4%에서 최고 6.1%까지 올랐음에도 대전만이 유일하게 0.5%가 감소했다. 대전에서 아파트가 가장 많은 서구가 3.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국적으로 인상된 것과 물가인상분을 감안하면 실제 효과는 더 크다.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공동주택관리센터의 운영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자평해 본다. 그동안 10개월간의 운영기간을 통해 나타난 성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문가 자문단 기술지원으로 7억 700만원, 15개단지에 대한 관리비 진단 및 컨설팅으로 2억 2700만원을 절감했고 공공주택관리 실태조사를 통해 1억 1700만원, 에너지 절약 지원사업으로 1억 6000만원을 절감하는 등 아파트 관리비를 총 12억 1100만원을 절감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나 장치도 그것을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방치해 둔다면 그것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관리비가 얼마이고, 또 어떻게 쓰이는지 주인인 나조차 관심 없다면 어느 누가 그걸 지키기 위해 힘써 주겠는가?
내가 내 것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참여할 때 어느 누구도 내가 낸 관리비를 흥청망청 함부로 쓰지 못할 것이다. 또한 모든 주민들이 그런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할 때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도 제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