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가 몰래 선물 받는지 눈여겨보라
[충청로]
2016-09-28 나재필 기자
▶"어허, 돈을 왜 안내? 오늘 술값은 뿐빠이(분배)야. 앞으로 입만 갖고 거저먹으면 혼날 줄 알아." 딱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이렇게 변했다. 이제 늙든 젊든 간에 체면은 없다. 먹었으면 n분의1로 깔끔하게 나눠서(더치페이·Dutch pay·각자내기) 내야 한다. 공짜 밥과 공짜 술을 먹었다가는 졸지에 수뢰범(受賂犯)이 된다. 어찌 보면 '김영란(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덕에 선배들의 돈이 굳어졌으니 덩실덩실 춤을 출 판이다. 그런데 더치페이가 그렇게 쉬운 일일까. 하루아침에 자린고비 행세를 하면 주변에 사람들이 남아날까. 참으로 인심이 고약해지게 됐다.
▶그래서 묻고 싶다. 진짜 '김영란법' 하나로 세상이 투명해진다고 생각하는지, 400만명의 밥줄을 잡고 뒤흔들면 진흙탕이 깨끗해진다고 생각하는지 말이다. 2004년에 만든 '성매매특별법'이 반면교사가 되리라고 본다. 성매매, 인신매매를 없애겠다고 장담했지만 지하로, 주택가로 숨어들었을 뿐이다. '홍등'은 사라졌어도 여전히 바뀐 것은 없다. 아무튼 몸조심하라. 혹여 마누라가 선물을 받았는지도 눈여겨보라. 북한의 ‘5호담당제’처럼 서로를 의심하라. 국회의원은 '쏙' 뺀 반쪽짜리 ‘법’이 벌써부터 걱정된다.
나재필 편집부국장 najepi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