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연구하는 대덕이 되길’
손영성 ETRI IoT플랫폼연구실장 [젊은 과학포럼]
2016-09-19 충청투데이
대덕연구단지에 와서 연구를 한지 올해로 만 20년째다. 처음 연구소의 열기 넘치던 연구환경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과제를 기획하고 연구를 수행해 그 결과를 소개하는 과정 속에서 정부, 기업, 학계의 기대치가 예상보다 높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경력이 쌓이면서 그 흥분되고 짜릿했던 느낌이 사라지는 것과 함께 대덕연구단지에 대한 외부의 기대감도 함께 사라짐을 경험했다. 단지 개인의 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민간기업의 R&D 투자가 늘어나면서 연구단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의문이 생기며 연구단지 위기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대덕연구단지의 지리적인 입지는 탁월하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 26개, 국공립기관 19개, 기타비영리기관 29개, 대학 7개, 기업 1,516개 등 1,608개 기관이 입주해 있고, 석·박사 등 대덕특구에 근무하는 전문 인력은 6만 7390명으로 융합연구, 융합산업을 추진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점을 최대한 살려 기존 각자의 분야서 조용히 연구하던 방식을 벗어나 모여서 연구하면 어떨까? 창발과 생산을 함께 고민하는 융합의 계곡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어떨까? 매달 연구 축제를 벌이는 것은 어떨까? 인류의 번영과 미지의 탐구를 위한 매주 컨퍼런스와 워크숍, 패널 토의가 끊어지지 않는 유일무이한 세계적인 장소로 발전시키는 것이 어떨까? 여기에 갈라파고스에 떨어져 우울해 있는 세종시에 위치한 관련 공무원 1만 6000명까지 포함한다면 캄브리아 대폭발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살며시 상상해 본다.
기존 연구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흐름에 맞는 융합의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 몫은 청년 연구원들에게 있다. 단군이래 가장 교육을 잘 받은 세대이자 글로벌 네트워킹도 익숙하며 혼자보다는 네트워킹이 더 편한 신세대 연구원들이 즐겨야할 상상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