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 점프in]
학창시절부터 도전정신 투철
작은 조명가게로 창업 시작
대형 인테리어 기업으로 확장
10년간 타지역 기업들과 경쟁
50억규모 인테리어 계약체결도

▲ 지역경제의 입지전적인 인물 '대건이엔엘'의 이선우 대표는 "지역기업들이 바로서는 게 대전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준 기자
3000만원을 들여 오픈한 대전의 작은 조명가게가 수 십억원 규모의 대형 인테리어 계약을 따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소규모 조명설비만 취급하던 가게 주인에서 전국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 대표로의 성장 스토리, 바로 ‘대건이엔엘’을 이끌고 있는 이선우(43·사진) 대표의 이야기다.

2003년 창업하기 전 이 대표는 대전의 한 기업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어릴적부터 품어온 ‘기업 대표로서의 꿈’과 주체할 수 없는 활동력은 그를 필연(?)적으로 사업의 길로 내몰았다. 25살 늦은 나이에 야간대학 건축학과를 다니며 얻은 지식이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창업시기 그의 수중에 있던 것은 집을 전세로 돌리고 얻은 3000만원이 전부였다. 배수진을 친 ‘모험’이었지만, 그는 두렵지 않았다.

“학창시절 RCY(대한적십자사) 활동을 하며 보은·옥천·영동 총 단장을 도맡고, 지역 내 특별활동 연합 체육대회를 이끌어내는 등 어릴 때부터 끼랑 활동력은 남부러울 것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창업이라는 모험도 잘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그렇게 ‘대건 조명’으로 시작된 사업은 날이 갈수록 기세를 더했다. 처음에는 조명만을 도맡았으나 이 대표의 꼼꼼한 일처리에 호감을 느낀 거래처에서 인테리어 등 다른 분야까지 맡아줄 수 없겠느냐는 제의를 해왔고, 점차 분야와 규모를 확장시킬 수 있었다. 대전 지역 내 대기업 사무실 인테리어는 물론, 대규모 웨딩홀 인테리어 공사를 거듭 따내 대전의 경우 전체 웨딩홀의 절반 가량이 대건 이엔엘의 손에 내부 공사를 마쳤다. 얼마 전에는 대건 이엔엘 사옥에 요즘 각광을 받는 ‘체리쉬 가구’ 대전 대리점을 유치했다.

현재 사옥에는 60개 존(Zone)의 체리쉬 가구 시연장이 조성돼 ‘토탈 인테리어’ 제공 기업의 면모도 갖췄다.

창업 후 이 대표가 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역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이었다. 이 대표가 처음 창업할 때만 해도 충청권에서 진행되는 각종 공사를 서울이나 부산 기업들이 맡아 진행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때문에 지역의 돈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부조리가 만연했다.

“외지 기업들이 대전 등 충청권에서 큰 사업의 수주를 받고, 지역 기업에는 소규모 하도급만 주는 일이 많았어요. 주요 공사부터 자재 수급 등이 외부에서 이뤄지니까 지역 경제를 먹여살릴 돈이 수도권이며 부산이며 타지로 빠져나가는 꼴이었죠.”

이 대표가 ‘대전 기업도 외지 기업들 못지 않게 크고 복잡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한 노력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10여년간 단 하루도 맘 편히 쉬지 못했던 이 대표는 최근 타 지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5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규모 컨벤션웨딩홀 인테리어 계약까지 따냈다. 또 올해 초 한국조명유통협회에서 재편·출범한 한국조명협동조합 대전지부 초대 회장에 올라, 업계 선두에서 지역경제 발전에 힘쓰고 있다.

이 대표는 “대전 등 충청권의 경우 유독 다른 곳보다 외지 기업들이 일을 도맡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이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조명·인테리어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지역 기업들이 타 지역 업체들을 정당하게 이기고 돈의 외부 유출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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