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박영순 3차례 승부
표심은 전통적 보수지지 성향
김창수 야권후보단일화 제안

대전 대덕의 얽히고 설킨 인연이 4·13 총선에서 또다시 ‘악연’으로 만났다.

현재 대전 대덕 선거구에 나서 있는 후보자는 모두 4명으로이다.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고, 이를 막기위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국민의당 김창수, 무소속 손종표 예비후보가 뛰고 있다.

이 중 정 의원과 박 예비후보, 김 예비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경험이 있다. 특히 정 의원과 박 예비후보는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를 비롯해 2014년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3차례 맞붙었다. 결과는 모두 정 의원의 승리로 끝나 정 의원은 10년간 2차례의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박 예비후보와 김 예비후보 역시 ‘앙금’이 남아있는 사이다. 2014년 지선에서 대덕구청장 선거에 나섰던 박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은 다름 아닌 김 예비후보였다. 이는 지선 직후 열릴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암묵적 합의’로 해석됐다.

그러나 박 예비후보가 지선에서 낙선한 후 ‘정계 은퇴’ 선언을 뒤집고, 보궐선거에 나서며 둘 사이는 벌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박 예비후보와 김 예비후보는 당 내 경선을 벌였고, 그 결과 박 예비후보가 승리했고, 본선에서 정 의원에게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이같은 ‘악연’은 이번 총선에서 재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덕은 대전산단·대덕산단 등 ‘노동자의 도시’로 꼽히는 곳이지만 표심은 ‘보수 지지 성향’이 매우 강하다. 2010년 지선에서 자유선진당 바람이 충청권을 강타했을 때도 정 의원은 지역에서 유일하게 한나라당 기초단체장 당선자가 됐다. 2014년 지선에서 ‘세월호 침몰 참사’가 변수로 작용했다지만 대덕구민은 새누리당 박수범 대덕구청장을 선택했고, 시의원 3명 중 2명이 새누리당 소속일 정도였다.

더욱 강해진 현역 의원에게 늘 같은 도전자의 4번째 도전이 성공할 지 여부에 지역 정가가 주목하는 이유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예비후보는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김 예비후보의 제안에 박 예비후보와 무소속 손 예비후보가 어떠한 응답을 내놓을 지, 또 그 결과에 따라 지역 선거 판세가 어떻게 달라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대덕은 정책 대결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 5개구 중 가장 낙후되고, 소외됐다는 ‘대덕소외론’이 일찌감치 자리잡은 탓에 충청권 광역철도망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 활성화, 대덕~둔산 간 교량 연결, 부족한 고등학교 추가 설립 등 후보들이 비슷비슷한 공약을 내걸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정 의원은 현직 여당 국회의원의 힘을, 박 예비후보와 김 예비후보는 구청장 8년, 국회의원 2년간 지속된 ‘대덕 소외’에 대한 책임론을 부각시키며 선거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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