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http://blog.naver.com/sanha2323

세종으로 이사를 하고 벌써 스무밤을 보냈다. 이전의 이사 때와는 달리 새 집이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 집과 우리 식구들의 기운이 맞아서 그런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직까지 정리되지 못한 짐들과 비어있는 공간들로 집이 어수선함에도 불구하고 식구들은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예전부터 살아온 듯 새로운 집에 적응을 마쳤다.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화단에 있던 화분들은 많이 정리가 됐고, 이제 몇 개 남아있지 않는 화분 중에는 친정에서 얻어온 10년 쯤 된 난(蘭) 화분이 있는데 그 난이 이사를 한 후부터 끊임없이 꽃 피우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꽃대가 올라오는 일은 처음인지라 놀랍기도 하고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만 같아서 기쁘기도 하다. 하룻밤을 자고 나면 꽃대가 올라오고 하룻밤을 자고나면 또 새로운 꽃대가 올라 와 있다. 집안에 난 향이 가득하니 코를 킁킁거리며 즐기고 있다. 가득한 난 향처럼 좋은 일 가득 생기면 좋겠다.

꽃이 가득 피어나니 즐겁지 아니한가.

(이 글은 8월 29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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