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를 나온 아들이 취업을 하고 서울에 살게 됐습니다. 며느리 동글이를 만나 3년 연애를 하고 결혼 후 처가 근처에 신혼집을 마련했습니다. 아들은 충청지사로 발령을 원하면 올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반대했습니다. 며느리도 나같이 외로운 객지살이를 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편과 결혼하고 직장을 따라서 경기도와 경상도에서 근 30년을 살았습니다. 2008년 남편의 고향 충청도로 이사를 오니 아는 사람이라고는 시집식구들 밖에 없는 도시였어요. 이사오자 마자 발목 아킬러스건 염증을 치료하느라고 17개월을 집에서만 있었습니다. 병원과 목욕탕을 하루 씩 번갈아 다니며 블로그에 글을 썼어요. 그때 부터 집에만 있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친정 부모님이 모두 일찍 돌아가셔서 동생들이 있는 서울엔 잘 가지 못했습니다. 제가 맏딸이라서 그런 점도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 자기최면을 걸며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블로그 기자단과 충남 도민리포터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충청도에는 토박이들이 많아서 오프라인에서 끈끈한 우정을 쌓아온 사람들입니다.

어디서나 제가 늘 최고령이어서 깊은 우정을 만들기에는 좀 어려운 환경이었지요. 그러나 SNS에 의한 긍적적인 모임이 많이 있어서 근본적인 외로움은 가끔 느끼며 삽니다. 서울도 오래 떠나 있어서 타향같이 돼 버렸습니다. 시집식구들도 그들만의 공추억이 있지요. 제가 결혼하기 전의 추억들을 들으며 가끔 외로움을 느낍니다.

저는 며느리는 친정부모 사랑 듬북 받으며 친정근처에 살게 하고 싶습니다. 딸만 둘 있는 집의 맏딸인 며느리가 친정에서 장남 같은 위치이기도 하구요, 우리 며느리가 편해야 남편을 더 사랑하고 시부모까지 생각하게 될 것을 저는 잘 알고 있답니다. 무엇보다도 고등학교 졸업 후에 객지 밥만 먹던 아들이 처가 근처에서 장인 장모의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안사돈은 제 아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많이 만들어주시고, 물질적 정신적으로 큰도움을 주고 있는 사돈댁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양가 어른들이 서로 협의해서 아들부부가 행복하게 살도록 하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고부갈등이나 장서 갈등은 없기를 늘 기도하며 조심스럽게 어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모과  http://blog.daum.net/moga2641

(이 글은 7월 2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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