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주말마다 덕산 고향집에 가서 농사를 짓는게 3년 넘었다. 2004년부터 집을 고치느라고 주말마다 다녔으니 10년도 넘게 시골집에 다닌 셈이다. 주중에 도시에서 일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주말에 시골에 들어가서 무념무상으로 농사를 지으며 해소하고 오는 것 같다.

요즈음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부들의 마음속도 까맣게 타들어간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 주말밖에 시골에 들어가지 못하는 남편의 마음 속은 애가 더 타는 것 같았다. 2주 전에 친구의 아들 결혼식이 서울에서 있었다.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시골에 들어가서 밭에 물을 주고 왔다. 지난 주에는 나와 같이 갔는데 처음 농사를 짓는 보리밭에 잡초가 무성했다.

남편은 시골집에 도착하자마자 호스를 들고 밭으로 나갔다. 아버님이 산에서 내려오는 지하수를 모아놓는 탱크를 윗밭에 만드셨다. 수도꼭지는 시골집의 뒷뜰에 만들었다. 남편은 수도꼭지를 틀고 호스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밭에다 물을 넉넉히 주는 남편의 모습은 정성이 가득했다.

남편은 물을 주더니 보리밭 주변의 잡초를 예초기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물을 양동이에 받아서 집뒤에 있는 밭에 심은 개복숭아에 물을 주고 있다. 남편은 시골집에 도착하자마자 일을 시작해서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 화단의 어느 게 꽃인지 잡초인지 구별이 안되게 섞여서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농사일이 바빠서 화단까지 정리할 시간이 없었다.

우리는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잤다. 나는 감기 기운이 있어서 약을 먹고 잤더니 다음날 늦게 일어났다. 남편은 일찍 일어나서 사랑방 아래 밭의 잡초를 다 뽑았다. 농사는 건강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짓는 것이라는 것을 남편은 늘 증명해 보이곤 했다.

우리는 밭에 잡초를 뽑고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밤 9시가 넘어서 시골집을 떠났다. 대전집에 오니 밤 11시가 됐다. 이번 주에는 남편 혼자서 시골에 갔다.

보리를 베야 하는데 비가 와서 장독대 뒤의 영산홍 밭의 잡초만 뽑고 왔다고 했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는 안 오는 것보다는 낫지만 농사에 큰도움이 안 된다며 아쉬워했다. 제발 주중에는 비가 많이 오고 주말에는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 주말에는 나도 남편과 같이 시골집에 가야겠다. 나는 지난번같이 이불을 빨아서 말려야겠다.

모과 http://blog.daum.net/moga2641

(이 글은 6월 15일 작성됐습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