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염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충북도 밀레니엄타운 부지에 대한 개발방향협의서가 발표됐다. 무려 18년 동안 논란과 갈등을 빚어온 충북지역의 대표적인 난제라 할 수 있는 밀레니엄타운 부지 활용방안을 풀어갈 수 있는 전환적 국면이 만들어진 것이다. 협의서의 개략은 문화·휴양·공원기능과 관광기능이 어우러진 21세기형 친환경 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우선 문화·휴양·공원기능이 복합된 대규모 오픈스페이스를 계획해 도민을 위한 친환경 문화공간을 조성한다. 청주국제공항을 연계한 관광의 거점공간이자 저탄소 녹색도시에 부합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국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거중심의 획일적 택지개발은 지양하고, 개발효과가 주변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개발계획 수립 시 공익시설 부지비율을 55% 이상으로 하되, 사업여건에 따라 현실적으로 증·감을 고려하기로 했다. 사업비 현실화를 위해 일부 수익시설을 허용하되, 중소상인과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로 제한하기로 했다.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되 일정부지를 대상으로 민간의 창의적 계획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사업추진과정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은 충북도, 청주시, 충북개발공사가 상호 협의해 진행하며, 밀레니엄타운조성협의회는 개발계획 수립, 사업자 선정, 실시계획 승인시점까지 가동시키기로 했다.

밀레니엄타운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 첫째, 밀레니엄타운에 관한 지역사회 내의 협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2009년 가동됐던 협의회를 복원하고 보강해 새롭게 구성했다는 점에서, 협의회의 논의결과는 대표성과 정당성을 상당히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갈등의 원인이 돼오던 대립된 가치와 이해를 모두 포용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공공개발사업이기에 공익적 시설이 중심이 돼야한다는 시민사회의 주장이 반영됐다. 사업비 충당을 위한 방안으로 수익시설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사업주체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충북도와 청주시의 발전전략과 연계성도 고려한 반면, 인근지역 주민과 지역상권에 대한 배려 등의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앞으로 밀레니엄타운 부지 활용방안이 확정되고 완성되기까지는 수많은 절차와 과제가 남아있다. 비행기 소음으로 인한 사업 구상의 불리한 여건은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공익시설들에 대한 국비지원도 확정돼야 한다. 수익시설에 대한 민간사업자의 참여여부도 난제다. 하지만 잘못 채워진 단추를 오랜만에 풀고 이제 막 첫 단추를 채우기 시작한 셈이어서 기대감이 높다. 서두르지 않고, 지나치게 무리수를 두지 않고 하나하나 함께 채워나간다면 분명 멋진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본다. 밀레니엄타운 부지를 버려진 땅이 아니라 아껴둔 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민들의 지혜를 잘 모아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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