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철에 먹으면 좋다는 미나리 논두렁에 쪼그리고 앉아 직접 뜯어서 사돈과 상견례 자리 밥상에 올렸더니…." 예비 사돈될 분들 엄지손가락 척!. 미나리가 봄철에 특히 좋은 이유는 해독작용과 중금속 배출에 뛰어난 채소라지요.

봄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로 인해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다 싶을 때 미나리를 많이 먹으면 음식과 함께 들어온 중금속 등을 흡수해 체외로 내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답니다. 이렇게 황사철에 먹으면 우리 몸에 좋은 미나리.

요즘 농촌들에 파릇파릇 돋아나 있기에 예비 사위와 가족들이 서울 가는 길에 잠시 들르마 하기에 논두렁에 쪼그리고 앉아 30분 정도 뜯었더니 바구니에 소복이 쌓이더라고요. 깨끗한 곳에 잘 자랐기에 두어 번 흐르는 물에 헹군 후 팔팔 끓는 물에 왕소금 살짝 넣고 보글보글. 붉은 빛이 나던 줄기에서도 어느새 초록이 가득~. 적당히 잘 데쳐진 것을 찬물에 한번 헹구어 꼭 짠 후 백년손님이라는 사위와 부모님이 오신다는데 과연 무얼 드려야 할지….

그저 봄이니 산에 들에 나는 채소들로 꾸밈없이 한상 차려 볼까나 하고 텃밭에서 나는 첫 부추는 한소쿠리 뜯어 놓고 조물조물 겉절이 해서 제주도에서 비행기 타고 온 흑돼지 오겹살과 궁합을 맞추고, 3일 동안 산에 가서 야생 두릅도 따왔으니 금상첨화. 차려 놓고 보니 모두 웰빙반찬들이네.

금쪽같은 딸아이 시집보내겠다고 날 잡아 놓고 찾아온 사돈님들 식당밥보다 백배 천배 좋다하고, 오랜만에 예전 어머님이 끓여 주었던 된장국 맛이 나서 감격이라 말해 주기도. 정말 격식 없이 서로 맛있게 먹고 치우고 오이밭 한바퀴 돌아보면서 우리 딸아이 어릴 적 이야기도 조근 조근 해주고 무뚝뚝하기만 하던 울 남편 어느새 사윗감 조카를 안고. 할아버지 될 때가 되었나 왜 그리 좋아하던지~. 괜히 민망하기도 했다는….

9월 5일이면 정식으로 한가족이 되는 우리들, 한가족처럼 지금처럼 변함없이 스스럼없이 편안한 가족이 되길 바라면서. 어려운 밥상에서 최고의 인기가 되어준 미나리 무침~. 미나리가 더 크기 전에 한번 더 뜯어서 잘 저장해뒀다 울 이쁜 사위밥상에 한번 더 올려 주어야지.

봉황52 http://blog.daum.net/524co

(이 글은 4월 25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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