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
가브리엘 한남대 신학 교수
지난 6월말 신장 기증 훈훈
“남을 돕는일 중 하나일 뿐”
언론주목에 겸손함 내비쳐
자신보다 타인의 행복위한 ‘
이타주의’ 책도 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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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에서 생애 첫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을 마치고 마취에서 깨어나 확인한 그의 핸드폰에는 문자가 한가득 와 있었다. 이 소식을 뒤늦게 알고 지인들이 보낸 것이었다. 이들은 모두 그의 안부를 묻고,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남겼다.

그의 이름은 가브리엘(28).

현재 그는 한남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그의 이름을 줄여서 ‘카비’라고 부른다.

카비는 한국에서 생존 외국인 처음으로 장기기증을 했다. 그가 장기기증을 꿈꿔온 것은 몇년 전부터다.

미국에서 하려고 장기기증센터도 찾아다녔지만 그때마다 시간이나 방법 등이 잘 맞지 않았다. 그러다 한국에 온지 3년차가 된 올해 드디어 그는 결심을 실행에 옮기게 됐다.

그는 지난 6월 말 신장을 기증해 한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 그의 소식이 알려지자 지인들과 언론은 그를 주목했다.

외국인이 한국인에게 장기기증을 했다는 것에 어떤 이들은 그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부담스럽고 어리둥절하다. 그는 그저 다른 사람을 돕고 싶었을 뿐이다. 국적은 중요치 않을 뿐더러 그리 큰 일도 아니다.

그에게 이것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수많은 방법 중에 한가지였다. 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자 요즘 그의 하루는 조금 여유로워졌다. 학기 중에 수업과 연구논문을 준비하며 바쁜 삶을 보내던 그에게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다.

그는 요즘 주로 까페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평소 좋아하던 운동도 한다. 그는 방학을 맞아 특별한 과제를 계획 중이다.

책을 하나 쓰고 있다. 자기 자신보다 타인의 행복을 위하는 ‘이타주의’에 관한 책이다. 이 책 역시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고자 쓰는 것이다. 그는 어렸을때부터 오늘까지 언제나 이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자 한다.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것에 그는 큰 고민을 하지 않는다.

카비는 마지막으로 남을 돕는다는 것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 그는 “난 아주 어렸을때부터 오늘까지 계속 언제나 이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 살려고 노력하고 행동한다”면서 “남을 도와주는 방법에는 아주 훌륭한 일을 안찾아도 된다. 그저 매일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고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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