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결혼이주여성 15명 악기연주 재능기부 화제
소외계층 찾아 봉사… 지역 축제무대 찾아 소통 ‘반올림’

▲ 대전시 동구 오카리나연주단의 연습하는 모습. 한국다문화연구원 제공

대전시 동구 결혼이주여성들이 오는 13일 단오마당 축제에서 오카리나 연주 재능기부를 하기로 해 화제다. 이들은 필리핀, 중국, 베트남 등 국적의 총 15명으로, 한국다문화연구원에서 추진 중인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오카리나를 접할 수 있었다.

지난 4월 한국다문화연구원은 여성가족부 주최 ‘2013년 지역다문화프로그램 공모 사업’ 다문화가족과 지역주민 간 소통지원사업으로 ‘신나게 나누고(Go), 다(多)함께 차차차!!’ 프로그램이 선정됐다.

이 프로그램은 대전 동구지역 결혼이주여성들의 출신국별 자조모임을 활성화하고, 지역 소외계층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는 한편 오카리나 연주봉사단을 구성해 지역의 축제무대 또는 연주봉사를 통해 지역주민과의 화합과 소통을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들은 매주 월·수요일에 모여 하루 4~5시간이 넘는 강습과 연습시간을 가지며 처음 접하는 악기 오카리나를 익혔다. 가정주부로서 부엌에서 다듬는 콩나물은 눈에 익숙했지만 악보에 그려진 음표는 아무리 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

연습 또 연습, 틈틈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며 실수없는 오카리나 합주를 위한 땀방울을 흘려왔다.

최금순(33·중국) 씨는 “처음에는 과연 우리가 제대로 된 한 곡이라도 합주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며 “서로 일정이 달라 한 자리에 모여서 연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두 달간 열심히 연습해 '개똥벌레'를 실수없이 협주했을 때 모두가 감격해 박수를 쳤고, 눈물을 글썽이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동구이주여성 오카리나 연주단은 이번 동구 단오마당 축제에서 그간 연습해 온 ‘개똥벌레’, ‘My heart will go on(영화 ‘타이타닉’ 주제가)’, ‘산보(동요)’ 등을 선보이며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아직은 서툴지만 이들은 이번 첫 무대를 통해 지역의 크고 작은 무대에서 연주봉사를 펼칠 계획이다.

변라영 한국다문화연구원 대외협력실장은 “결혼이주여성들 스스로 악기를 배우고 연주해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감으로써 적극적으로 다문화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개선해 나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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