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충청-서산시] 서산대산공단 인프라 구축 필요
한국 산업 경제 한축 담당 … 물류량 급증 불구 도로망 부실
물류비 부담 가중 해외투자자도 외면 국제경쟁력 확보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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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단과 여수공단에 이어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인 서산 대산공단.

서산 대산공단은 지난 1980년대 중·후반부터 10여 년에 걸쳐 석유화학 관련업체들이 서해연안 수백 만 평의 갯벌을 매립해 조성한 전형적인 임해공단이다.

당시 극동정유(현 현대오일뱅크)를 시작으로 삼성종합화학(현 삼성토탈), 현대석유화학(현 엘지화학, 호남석유화학, 씨텍) 등 석유화학 관련 공장이 입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들 기업체들은 해마다 수 십 조 원의 매출과 함께 수 조 원에 달하는 국·지방세 등을 납부, 우리나라 산업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서산시에 따르면 2010년 삼성토탈과 현대오일뱅크, 호남석유화학, 엘지화학에다 후발 주자인 케이씨씨까지 대기업인 일명 대산5사가 낸 국세는 3조 1600여억 원에 이르고 있다.

또 2011년 도세 40여억 원, 시세 370여억 원 등 지방세는 410여억 원이 거쳤다.

그러나 서산 대산공단의 경우 국가공단이 아닌 개별공단으로 이뤄지다 보니 국가의 지원 없이 도로나 용수, 전기, 부두 등 각 기업체마다 필요한 시설에 대해 개별적인 투자가 이뤄져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지역민들이 제기하는 환경문제까지 해결하는 이중고를 겪어 왔다.

올해 서산시의 예산 5310억 원, 재정 자립도가 채 30%가 못 되는 재정 때문에 대산공단에 필요한 인프라구축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업체들의 물류수송을 위한 도로망.

서산 대산공단에 제대로 된 도로 하나 없다 보니 기업체들은 해마다 막대한 물류비용을 허비, 경쟁력 약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물류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다른 국가공단에 입주한 화학관련 업체들과 경쟁을 했을 때 시장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무리 개별 공단이라고는 하지만 국가에서 많은 돈을 세금으로 거둬가는 만큼 기업활동을 위한 제반여건 확충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완섭 서산시장이 지난달 현대오일뱅크, 삼성토탈, 엘지화학, 호남석유화학, 케이씨씨 등 5개 기업 경영인과 조찬 간담회자리에서 던진 화두는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대산항 연장'이었다.

이 시장은 “정부가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대산항 연장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벌였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못하고 있는데 사활을 걸고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확정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대산항 연결에 기업체에서도 인맥을 동원해 힘을 보태 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 시장이 말한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대산항 연장은 24㎞를 왕복 4차선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사업비가 6360여여억 원(추산)의 재원이 필요한 국책 사업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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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도38호선 및 확포장 공사.

특히 지난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이 대전·충남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충남도 건의사항 1순위인 이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 치러진 서산시장 재선거에서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완섭 후보의 지원유세에서 “당진~대전간고속도로를 대산읍까지 연장하는 공사가 조기에 착공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대통령과 정치권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이었지만 정부와 맞서 있는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대산항 연장은 두 차례 예비타당성 조사가 이뤄지긴 했으나 경제성에 발목이 잡히면서 무산, 또 다시 예비타당성을 통과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005년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대산항 연장에 대한 사업타당성 조사결과 보고에서 편익비용(BC)이 0.58로 1을 넘지 않고, 정책적 판단의 지표인 AHP도 0.353으로 조사돼 무산됐다.

또 2009년에도 BC가 0.64, AHP 0.488로 2005년 1차조사 때 보다 높아지긴 했지만 또 다시 무산돼 현재까지 표류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로공사에서 지난 2010년 교통수요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BC가 0.7까지 올라오는 등 해가 갈수록 BC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에서는 BC가 최소 0.85정도는 나와야 정책에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달 말 ‘대전~당진간고속도로 대산항 연장 사전 타당성 검토용역’을 발주하고, 예비타당성 조사에 포함될 수 있도록 근거자료 수집에 착수한 상태다.

시는 2009년 예비타당성 조사시 반영되지 않았던 산업단지나 도시개발사업, 대산항 3선석 추가 준공과 함께 대산항~용안항간 국제쾌속선 정기항로 개설 및 대산~중국~베트남 컨테이너 정기항로 개설 등 신규 물동량 증가요인이 발생한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009년 예비타당성 조사 대비 교통수요가 최대 16%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09년 예비타당성 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8건의 개발계획이 조속히 추진될 경우 교통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는 용역결과물 등을 바탕으로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기관에 건의해 내년 상반기 중에 있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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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대산공단 전경.

시 관계자는 “대산항 및 대산공단 등 주변여건의 변화로 물동량이 증가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로 접근성을 보완해 줄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대산항연장의 조기 건설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지난번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반영되지 않은 사업이 포함될 경우 BC는 충분히 나올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6월경 받게 될 용역결과물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반드시 예비타당성 조사에 포함시켜 해묵은 숙원을 풀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부터 당진군 석문면을 잇는 24.3㎞를 4차선으로 확포장하는 국도 38호선의 조기 완공도 시급한 문제다.

이 구간은 서산 대산공단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직결하는 국가기간도로지만 2차선으로 노폭협소와 심한 굴곡으로 인해 대형 교통사고가 빈번히 일어났던 곳으로 도로 확·포장 요구가 기업체들로부터 줄기차게 제기된 곳이다.

서산 대산공단 내 대산4사협의회(삼성토탈, 현대오일뱅크, 호남석유화학, LG화학)는 지난 2008년부터 중앙정부에 물류비용 절감 등을 위해 국도 38호선의 4차선 확·포장 공사를 조기에 완공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1차로 2014년까지 1678억 원을 들여 13.8㎞를 연결하는 이 구간은 현재 1071억 원이 투입된 상태다.

그 동안 대형물류차량이 서산 대산공단에서 서산시내로 이어지는 4차선인 국도 29호선을 이용하면서 시내권을 거치다 보니 해마다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역민들은 이 도로를 죽음의 도로로 부를 만큼 공포의 대상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시 관계자는 “매년 3조 원 안팎의 국세를 내는 대산공단이 국가공단이 아니란 이유로 정부 지원이 미미한 상황이어서 기업체나 지역민심을 보듬고, 현안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따리를 내 놓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며 “우선적으로 가장 시급한 문제인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대산항 연장 문제를 정부가 조기에 마무리 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산=박계교 기자 antisof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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