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박-염 후보 흠집내기식 공방
선진당 충남지사 후보경선 반발 대립각

6·2 지방선거 D-30일로 접어든 첫 날부터 후보 간 비난전이 격화되는 등 과열 비방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앞다퉈 ‘정책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던 후보들의 다짐을 무색케 하는 ‘흠집내기’식 폭로·비난전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어 정치혐오증이 심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3일 한나라당 예비 후보로 등록한 뒤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비리경력이 있는 후보는 (대전시장 후보에서) 스스로 사퇴하는 게 옳다”며 선진당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를 겨냥했다.

박 시장은 “전과자를 시장으로 뽑으면 다른 시·도 사람과 우리 아이들이 뭐라고 하겠느냐”며 “교도소를 갔다 온 사람을 시장으로 뽑는 것은 대전의 망신이고 자존심에 먹칠하는 것”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또 염 후보의 당적 변경을 빗대 “이당 저당 옮겨 다니면서 시민들을 속이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제 이런 구태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 후보도 즉시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100일 민생투어 보고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은)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상대 후보를 흠집 내는 선거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어 “14~15년 전에 선거 때문에 억울하게 벌금을 낸 적은 있지만, 대한민국 법률에 해당하는 전과 사실이 없다. 이미 몇 차례 선거를 통해 검증된 일”이라며 “박 후보와 6년 동안 근무했지만 한 점의 스캔들도 없었고 그것은 박 후보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염 후보는 “주변의 크고 작은 선거에서 근거없이 상대를 비난하거나 중상모략한 후보는 대부분 이기지 못한다”고 박 후보에게 충고했다.

선진당 충남지사 후보 선출과 관련된 반발과 후유증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선진당 박상돈 의원과의 충남지사 후보 경선방식에 불복하고, 탈당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3일 타 정당 입당 및 무소속 단독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정당으로 전락한 선진당에 맞서 도민의 여망을 담아낼 수 있는 정당이라면 조건없이 참여할 용의가 있으며, 새로운 판을 짜는 구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상돈 의원은 “새 판을 짠다는 것이 다른 방법으로 도지사에 출마하겠다는 말이라면 도의적이지 못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전 장관은 선진당의 당 이념에 따라 따뜻한 보수를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하고 입당해 도지사 공천 심사를 받은 지 며칠이나 됐다고 새판을 짠다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솔직히 이 전 장관이 충남도정이나 선진당의 정책적 목표를 알기나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후보들의 헐뜯기 여론 공방은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에 혼선을 주는 것은 물론, 정치 혐오증까지 유발시켜 지방선거의 의미를 왜곡·후퇴토록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설령 비난전 끝에 당선이 되더라도, ‘영광 뿐인 상처’를 지니고 제대로 시·도정을 펼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0대전유권자희망연대 문창기 국장은 “상대 후보를 비난하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은 지방선거의 유권자 참여 자체를 스스로 봉쇄하는 것”이라며 “후보들 구태에서 벗어나 정책 선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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