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 등록하면 직무정지…늦추자니 주도권 걱정

박성효 대전시장과 서구를 제외한 대전지역 4개 기초단체장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내려놓고 언제 6·2 지방선거에 본격 뛰어들 것인가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직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만 그 즉시 직무가 정지돼, 현역만이 누릴 수 있는 각종 특혜(?)를 포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역 자치단체장은 공식 후보등록일인 내달 13일 전까지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리면서도 선거 운동 시기를 허비하지 않을 ‘최적의 시기’를 고심하는 등 치밀한 전략을 짜고 있다.

15일 대전 자치단체들과 각 정당 등에 따르면 박성효 대전시장은 오는 26일 또는 27일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달까지 연이어 개최되는 각종 지역행사는 현직 ‘시장’이란 명함으로 자연스럽게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24일 경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전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박 시장의 예비후보 등록 시기를 조정하는데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의 안락함에 빠져 너무 늦게 선거전에 뛰어들 경우 경쟁 후보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이런 계산에서 지역 행사들을 적당히 소화하면서도 시기적으로 늦지 않는 이 달 말을 예비후보 등록 시기로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이장우 동구청장은 오는 20일을 전후해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선거전에 어들어 판세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은권 중구청장은 지역 최대 행사인 뿌리 축제(17일~18일)와 서대전 광장 사계절 스케이트장 개장(22일) 등을 마친 후 내달 1일경 현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진동규 유성구청장도 YESS-5월의 눈꽃축제(4월 30일~5월 2일)와 어버이날 행사(7일)를 치른 후인 7일경 예비후보 등록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정용기 대덕구청장은 예비후보 기간을 포기하고, 후보 등록 기간인 내달 13일까지 구청장 직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달 초 송촌 평생학습도서관, 게이트볼장, 산호빛 공원 준공식 등 각종 행사가 몰려있는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 단체장은 “내일이라도 선거전에 뛰어들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지만 현직을 유지하면서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며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정가에선 “현직이 너무 늦게 후보 등록을 하면 실질적인 선거 운동 기간이 줄어들어 곤란한 입장에 처할 수 있는데다, 경쟁 후보들과의 정책 대결 기간도 짧아지는 좋지 않은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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