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다 추천맛집]대전 유성구 전민동 '길상'

▲ 레스토랑 길상에선 와인을 곁들여 맛깔스런 스테이크를 잘라 먹거나, 파스타·피자는 물론 입맛 돋우는 샐러드나 케이크 등을 즐길 수 있다. 위쪽부터 안심 스테이크, 골든블루 치킨, 카르보나라 스파게티. 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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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전민동 엑스포코아를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있는 골목 안쪽엔 현대적인 흰색 3층 건물의 ‘길상’이 있다.

사진작가 홍균(59) 씨의 부인 변선자(57) 사장이 전시공간과 레스토랑을 겸해 12년 전 문연 곳이다. ‘길상’(吉祥)이란 이름은 ‘길하고 상서롭다’는 의미로, 해인사 성철 스님의 손자 스님이 지어준 이름이다. 건물 인테리어는 홍 씨가 직접 했는데 모던하면서도 안락하다.

1층은 레스토랑, 2층은 사장 내외의 이름을 따 HB갤러리로 꾸몄다. 2층 갤러리는 2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갖췄는데, 지역작가의 미술 전시회를 열거나 단체회식을 하는 손님을 위한 장소로 활용한다.

길상의 전신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대전극장 옆 레스토랑 ‘맥’과, 커피숍 ‘영상화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변 사장은 사진에 관심이 많은 남편 홍 씨를 위해 사진이나 그림을 전시하는 커피숍 영상화랑을 87년까지 했다. 이어 그는 영상화랑을 접기 2년 전인 85년부터 전민동에 길상을 열기 전까지 13년간 중구 대흥동에서 레스토랑 ‘맥’을 하며, 예술인과 지성인들이 즐겨찾는 사랑방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문화공간임을 자처하기 때문에 길상을 열 때도 음식과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컨셉. 카운터 뒷쪽엔 무려 2000장의 LP판과, 이런 풍경과 어울리는 진공관이 있어 가슴을 울리며 편안하게 흐르는 명곡을 감상할 수 있다. 천장이 무척 높아 시원한 느낌을 주는데, 벽면엔 걸린 장영주·백건우 등 유명인의 인물 사진은 홍 씨가 찍은 것이다.

와인을 곁들여 맛깔스런 스테이크를 잘라 먹거나, 파스타·피자는 물론 입맛 돋우는 샐러드나 케익 등을 즐길 수 있다. 음식재료로 인스턴트 식품을 전혀 쓰지 않는 것도 이 레스토랑의 자랑이다. 주방은 지난 해 말 호주 멜본에서 요리를 배우고 귀국한 아들 홍성욱 씨가 맡고 있는데, 안심스테이크·골든블루 치킨·카르보나라 스파게티 등이 인기 메뉴다. 호주 영주권을 갖고 있는 홍 씨는 오는 5월 제빵 기술을 배워오기 위해 다시 호주로 향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패밀리 레스토랑과 차이는 어떤 식사를 주문해도 빵과 스프·샐러드는 물론 후식으로 케이크와 차 등을 돈을 더 받지 않고 동일하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변 사장은 “보통 양식집에 가면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따로 비용을 내야하고, 비싼 음식에만 무료로 스프나 샐러드 등이 제공하는데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며 “메뉴에 따라 차별하는 게 싫어서 모두 풀코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메인메뉴가 1만~2만 원대로 음식값이 비싼 편은 아니지만,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1만 원에 점심특선을 주문할 수 있다.

후한 인심 때문인지, 포근한 길상의 분위기는 격식을 차려야 할 것 같은 레스토랑이 아니라 마치 친한 친구 집에 초대받아 한 끼 식사를 함께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042-864-4321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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