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추천맛집]진창현 문화레저부 기자 ‘숯골서도냉면’

▲ 진창현 문화레저부 기자가 숯골서도냉면에서 평양식만두와 냉면을 먹으며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도연 기자
사람들에게 출출할 때 먹고싶은 걸 고르라면 세 손가락 안에 꼽는 메뉴가 ‘만두’다. 학교 앞 작은 분식집부터 크고 작은 중국집, 심지어 노점상 손수레에서도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만두를 먹을 수 있지만, 그 맛은 천차만별이다.

경기도가 고향인 진창현 문화레저부 기자에게 맛집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대전에 온 지 1년이 조금 넘었기 때문에 잘 아는 집이 없다”며 “회사 인근에 출출할 때 자주 가는 집이 있는데 평양식 만두를 하는 숯골서도냉면에서 보자”고 했다.

갈마재고개 언덕에 아담한 전원주택 모습을 한 이 식당은 평양식 만두와 냉면으로 유명한 곳이다.

지난 21일 오전 11시 30분 진 기자와 만나기로 한 숯골서도냉면에 도착하니, 회사에서 식도락가로 이름난 김대환 기자가 진 기자보다 먼저 와 기다리고 있다.

김 기자는 “인근에 약속이 있어 지나는 길에 후배가 잘하나 보려고 들렀다”라며 “음식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이 집의 특성상 미리 주문을 해놓자”고 한다.

평소 자주 가던 집이므로 회사 사람들이 즐겨 먹는 메뉴인 녹두빈대떡과 만둣국·물냉면을 하나씩 주문했다.

몇 분 후 도착한 진 기자는 “여기선 만둣국을 주로 먹는데, 오늘은 비가 오고, 곧 날이 더워질 테니 빈대떡에 냉면까지 먹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며 묻지도 않고 알아서 한 주문에 흐뭇해했다.

김진백 현 사장의 할머니인 고 한금태 씨는 평양 출신으로, 1953년 당시 대덕군 탄동면의 지명인 숯골에 숯골서도냉면을 열었다. 이후 한 씨의 며느리 최기수 씨를 거쳐, 2003년 지금의 자리로 이사 온 후 김 사장 내외가 3대째 맛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북 음식과 대전 음식의 절충형을 선보이는 이곳은 반세기가 넘도록 가게를 지킨 것도 대단하지만, 냉면집에서 만둣국과 녹두빈대떡은 물론 백숙과 닭볶음탕까지 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김치·오이지·동치미 무 등 밑반찬이 들어올 때 점심약속이 있는 김 기자는 먼저 일어났고, 잠시 후 주방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녹두빈대떡 한 접시를 내왔다.

▲ 숯골서도냉면의 평양식 만둣국과 동치미냉면·녹두빈대떡과 함께 나오는 밑반찬.(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방향)

진 기자는 녹두빈대떡을 먹기 전 젓가락으로 한입에 넣기 좋게 모두 찢어 놓는다. ‘스테이크 먹을 때 칼로 모두 잘라놓고 먹는 사람은 감성적이며 남들 이목을 신경쓰지 않는 실용주의자’란 심리테스트를 본 적이 있어 진 기자에게 물었더니 “편한 게 좋잖아요”라고 대답한다.

청양 고추와 돼지고기가 씹혀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녹두빈대떡은 전채음식으로 손색이 없었다.

안쪽은 부드럽고 바깥쪽은 파삭하게 익은 감촉과 음식을 넘길 때 코로 스며드는 향이 즐거웠다. 빈대떡을 음미하는데 이내 흰색 사골국물의 만둣국이 들어온다.

만두는 주로 북쪽지방에서 즐겼던 음식으로 냉면과 더불어 대표적인 이북 음식이다. 5000원짜리 만둣국 한 그릇엔 어린이 주먹만 한 만두 다섯 개를 넣어주기 때문에 혼자 먹다 보면 만두 한두 개를 남겨야 할 정도로 양이 많다.

진 기자는 “모난 데 없이 토실토실한 왕만두의 국물에 송송 썬 파와 김가루·깨소금가루가 살짝 뿌려져 있어 식욕을 자극한다”며 “양이 푸짐해 넉넉한 평안도 인심을 실감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김이 퍼져 오르는 대접에서 큼지막한 만두를 건져 한입 베어 물더니 “두툼하고 촉촉한 만두피와 두부를 넣은 만두소가 어우러지면 그 튼실한 질감이 좋다”고 표현한다.

▲ 진창현 기자가 숯골서도냉면에서 청양고추와 돼지고기가 씹히는 녹두빈대떡을 한 조각 들어 베어 물고 있다.
한입에 넣을 수 없어 숟가락으로 왕만두를 반으로 잘라 소를 떠먹어보니 텁텁하지만 개운한 감동이 느껴지며, 이 집이 진정 이북식 만두의 정취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한다.

두부를 기본으로 김치와 숙주나물·부추 등 채소를 골고루 넣어 느끼하지 않다. 평양식으로 꿩고기를 넣어야 하지만 지금은 단가가 맞지 않아 아예 고기를 넣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뜨거운 만두와 국물을 호호 불어가며 먹고 있을 때 평양식동치미냉면이 나왔다.

고명으로 다진 김치와 오이·무채·삶은 계란 반쪽을 얹었고, 육수를 냉동시킨 다음 빙수처럼 갈아 만들었기 때문에 살얼음이 그릇을 채워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진 기자는 “이 집 냉면은 처음 먹어보는데 면발이 쫀득한 듯하면서도 입 안에서는 매끄럽게 잘리고, 육수는 맑고 깨끗한 동치미국물의 청량감이 전해진다”며 “뜨거운 만두를 먹다 시원한 냉면을 먹으니 속이 확 뚫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 집만의 독특한 평양동치미냉면이 뒷맛을 확실히 책임졌다.

꿩고기를 삶아 만든?육수에선?특유의 풍미가 담백하고, 면에선 싱싱한 메밀향이 느껴졌다.

근사한 인테리어 대신 순박하면서 포근한 가족식당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 집은 음식맛도 겉모습 그대로였다.

올여름 평양식 만둣국과 냉면으로 뜨겁거나 혹은 시원하게?더위를 달래보는 건 어떨까. 날은 더워도 입안에선 상쾌한 여운이 남지 않을까. 장맛비라도 내리는 날엔 녹두빈대떡에 동동주 한사발을 곁들여도 좋을 것이다. 권도연 기자 saumone@cctoday.co.kr?동영상 편집=최진실 영상인턴기자

숯골서도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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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메뉴:평양동치미냉면·비빔냉면·평양찜만두·만둣국·도토리묵(5000원), 만두전골(1만 5000원·2만 원), 녹두빈대떡(6000원), 보양백숙·닭볶음탕(2만 8000원), 꿩탕(3만 5000원), 찹쌀동동주(7000원)

△예약문의: 042-537-7600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밤 9까지

△주차: 별도 주차 공간 없음

△주소: 대전시 서구 갈마2동 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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