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등 보장되는 국립대·수도권 대학으로 옮겨타기 재점화

지난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경쟁 과정에서 앞다퉈 영입됐던 법조인 출신 교수들이 대규모 연쇄 이동하고 있다.

기대에 못미치는 보수와 신분 불안 등을 이유로 현업에 복귀하거나 로스쿨 유치에 성공한 대학들로 이동하는 '대학 옮겨타기'가 재점화하고 있다.

▲로스쿨 유치 실패 대학 '이탈 가속화'= 로스쿨 유치에 아깝게 고배를 마신 대전의 모 대학은 지난해 로스쿨 관련 추가 임용한 8명의 교수 가운데 변호사 출신 교수 3명이 학교를 떠났다.

교수 2명은 2학기 개강에 앞서 로스쿨에 최종 선정된 강원대로 자리 이동했고, 변호사 출신 교수 1명은 다시 현업에 복귀했다.

또 다른 대전의 모 대학은 지난해 영입한 대학교수 4명 모두 일찌감치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3명은 로스쿨에 최종 선정된 충남대와 영남대, 아주대로, 나머지 한 명은 인근 대학으로 빠져나갔다.

▲로스쿨 유치했어도… '수도권으로 이탈'= 로스쿨에 선정된 대학들도 마음을 놓고 있기만은 어려운 처지다.

신분보장과 거주환경 등을 들어 사립대는 국립대로, 지방대는 수도권 대학으로의 이동이 교수들 사이에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전 모 대학에 재직 중인 법조인 출신 교수 2명을 전격 영입한 강원대는 이 대학 로스쿨 교수 4명이 서울 소재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게 원인으로 알려졌다.

결국 서울 등 수도권 대학으로 빠져나간 교수 공백을 다른 지방 대학들로부터 수혈받고 있는 것이다.

▲이름만 로스쿨 교수 알고보니 계약직= 로스쿨 대학들은 로스쿨 심사를 대비해 대부분 70%가량의 교수만 확보한 경우가 많아 경쟁력있는 교수영입은 여전히 발등의 불이다.

또 로스쿨 유치에 실패한 대학들도 굳이 과충원된 교수를 붙잡고 있기만은 어려워 로스쿨 교수를 둘러싼 대학 간 쟁탈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같은 철새(?) 교수 사회의 단초를 대학 스스로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표를 내던지는 교수들 상당수는 안정적인 교수 신분을 기대하고 대학문을 두드렸으나 계약직 등으로 채용돼 앞날이 불투명한 교수들이란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로스쿨 교수 채용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된 마당에 보다 확실한 신분을 보장받는 곳으로 옮겨가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며 "불안한 신분구조가 해소되지 않는 한 로스쿨 교수들의 자리 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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