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대형업체 제품도 불안한 마당에…"
학교주변 먹을거리 정화운동등 대책 절실

지난 26일 대전 서구의 A 초등학교 앞.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학교 주변 문구점과 구멍가게는 어린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들의 손길이 주로 향하는 곳은 알록달록 예쁘게 꾸며진 정체불명의 식품들.

불량식품을 사먹지 말라는 담임교사의 지시가 있었다지만 어린 학생들에겐 모든 게 즐거운 간식거리다. 그곳에선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도 모를 사탕과 초콜릿, 과자들이 '불티나게' 학생들의 입으로 향하고 있었다.

중국산 멜라민 공포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정체불명의 갖가지 불량식품들이 난무하는 학교주변 단속부터 우선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멜라민이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학부모들은 심각한 우려감을 표출하고 있다.

학교 주변의 문구점과 구멍가게는 그야말로 불량식품의 천국으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각종 먹을거리들이 화려한 색소를 입고 학생들을 유혹한다.

멜라민이 검출된 중국산 제품들이 회수되고 있다지만 학교 주변의 일부 먹을거리들은 원산지조차 파악되지 않는다.

대형 제조업체에서 만든 제품에서도 독성물질이 검출되고 있는 상황에 학교 주변이야 오죽하겠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전 학부모협회 안병주 사무처장은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 앞 먹을거리 정화운동을 펼치는 등의 개선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여론이 일자 대전 및 충남 교육청은 긴급히 대책마련에 나섰다. 시교육청은 이번주 식약청, 대전시청 보건위생과 등과 연계해 학교주변 멜라민 첨가식품 유통 실태파악을 진행하고 각 학교에 유해 먹을거리 지도교육을 실시토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도 "사태 추이를 살펴 각 학교에 공문을 하달하고 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중국산 멜라민 파문에 학교주변 구멍가게들도 한숨짓기는 마찬가지다.

대전 서구 모 초등학교 앞 문방구를 운영하는 김 모 씨는 "가뜩이나 궁핍해진 살림에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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