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의 현장을 가다]30)대덕특구 두산중공업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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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에너지 전쟁이 치열하다. 특히 매장량이 한정된 데다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를 둘러싼 기술확보 경쟁은 국가에서 사활을 걸 정도다. 여기에 2012년 이후 교토의정서 발효에 따라 한국 등 많은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의무감축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만큼 시장도 넓다. 걸음마 단계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미래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물론 대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개발 열기를 높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전시 대덕연구개발특구 KT 연구소 내에 위치한 두산중공업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 2005년 설립된 이곳에서는 120여 명의 연구원과 직원들이 풍력, 연료전지, IGCC(석탄가스화 복합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개발하는 핵심 연구본부다.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에서는 현재 정부 국책과제로 3㎿급 해상풍력발전시스템과 300㎾급 발전용 연료전지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해상 풍력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113%의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오는 2010년까지 연간 3900㎿, 8조 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2006년 개발에 착수해 2009년 제주도에 자체 실험설비와 발전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특히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풍력발전의 핵심 기기인 스택(Stack)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IGCC는 석탄을 연소하기 전에 가스화시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개념으로, 가스터빈과 증기터빈으로 두 차례 전기를 생산한다. 두산중공업은 IGCC 개발을 위해 2006년 전력연구원과 실용화를 위한 기술개발 협약을 맺고 오는 2014년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가 주력으로 하는 사업은 발전용 연료전지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화학반응에서 전기를 얻는 장치로, 전기를 이용해 물을 산소와 수소로 나누는 전기분해의 역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용도에 따라 대형 발전용 연료전지, 가정용 연료전지, 휴대용 연료전지 등으로 구분된다.

지난 1970년대 민간차원에서 처음으로 개발됐으며 현재는 유럽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의 병원·호텔·가정 등 분산형 전원이 사용되는 건물들에서 적용되고 있다. 미국 등지에서 가정용이나 휴대용 연료전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두산중공업은 대용량인 발전용 연료전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의 FC사가 휴대용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두산중공업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발전용 연료전지를 주력 상품으로 개발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최승주 상무(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장)는 "발전용 연료전지는 공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기장 효율적이고 값싸게 전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기술 개발이 초기단계이다 보니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아 시장성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2010년 8월까지 300㎾급 MCFC(용융탄산염)를 개발하고 2012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에서 지원하는 발전용 연료전지 기술개발을 위한 국책과제의 총괄 주관기관으로 선정받았다. 또 지난 4월 대전시와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총 600억 원을 투자해 대전시 유성구에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 R&D센터를 확대 건립키로 했다.

대덕연구단지 내에 위치한 KAIST를 비롯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전력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의 핵심 첨단기술 인프라가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두산중공업은 기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곳에서 독자적인 발전용 연료전지 모델을 제작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2015년부터는 대형 상용화 모델인 열병합용 메가와트급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최 상무는 "저탄소 녹색에너지에 대한 기술개발이 늦어지면 멀지 않은 미래에 직접적으로 수출에 지장을 받는 등 국가적인 손실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역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체제를 갖추기 위해 기술력을 갖춘 우수 업체들을 발굴·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wlyk@cctoday.co.kr

사진=신현종 기자 shj0000@cctoday.co.kr

발전용 연료전지란=발전용 연료전지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효율성이다. 화학에너지 발전기술은 화학에너지→ 열에너지→ 운동에너지→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70%가량의 에너지가 소실이 발생된다. 사용할 수 있는 발전효율이 30∼40%에 불과한 셈이다. 하지만 연료전지는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곧바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만 거치기 때문에 발전효율이 최대 60%에 달한다.

또 다른 강점은 친환경성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등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물질과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발전용 연료전지의 질소산화물 농도는 1∼2ㅤㄱㅗㄲ에 불과해 디젤(1400), 가스터빈(42)에 비해 획기적으로 적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111g·c/kWh로 가스터빈(233), 화력발전(175)보다 낮다.

[인터뷰]최승주 두산중공업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장
"전망밝은 신재생 에너지개발 국가에너지안보 직결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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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주 두산중공업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장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환경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방대한 시장성, 에너지 안보까지 얽혀 있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두산중공업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장을 맡고 있는 최승주 상무는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미 1970년대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이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후 유럽 등은 정부 정책에 따라 꾸준히 개발됐으며 현재 상당한 성과를 낸 상황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정부는 지속적으로 개발 지원을 하지 못하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 저탄소 녹색에너지 사업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태양광의 경우 선진국의 80%에 접근한 상태이다. 또 관련 업체들도 많다. 풍력은 (선진국의) 50∼60% 수준이다. 자원이 열악하다는 등의 불리한 점이 있지만 급속도로 선진국의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는.

"유가 급등, 기후변화협약 발효 등으로 대체 에너지 개발의 중요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술개발을 못하면 멀지 않은 미래에 세계 시장에서 각종 규제는 물론 수출에까지 지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는 외국의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국가의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 시장성은.

"현재 신재생에너지 기술은 미국이나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FC사나 독일의 MTU사 정도가 가장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이제 초기단계라는 점에서 볼 때 선진국과의 격차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C사나 MTU사를 제외한다면 두산중공업이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고 본다. 또 그만큼 시장 전망도 유망하다. 기술개발만 충분히 한다면 시장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

-덧붙일 말이 있다면.

"불확실한 세계 에너지 시장 상황과 에너지 안보 등을 고려할 때 이제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민간과 정부에서 기술개발, 제도정비 및 시장여건 조성 등에 서로 협력해 우리나라가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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