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개 대학 26개 학과서 ‘0명 사태’모두 비수도권
충북 2곳·충남 2곳 75명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전무’
비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심화될듯, 지역대 소멸 현실화

2023학년도 정시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를 찾은 학부모가 정시 지원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학년도 정시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를 찾은 학부모가 정시 지원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충청권 대학 4곳에서 정시 모집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학과가 속출했다.

전국적으로는 비수도권 도단위지역 대학 26개 학과에 걸쳐 이 같은 사태가 빚어지면서 지역대학의 소멸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0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2023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자 0명 학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충청권에서는 충북과 충남 각각 2개교 등 모두 4개 대학(정원 내 일반전형 기준·예체능 종교 관련 대학 제외)에서 정시 지원자가 없는 학과가 발생했다.

이들 대학 4개 학과에서 각각 33명, 27명, 10명, 5명씩 모두 75명을 정시를 통해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전국적으로는 총 14개 대학의 26개 학과에서 445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과 분야별로는 항공과 관광, 에너지, 외식, 건축, 군사, 인공지능 등 여러 분야에서 미지원 사태가 빚어졌다.

지역별로는 충청권 대학 4개 학과를 비롯해 경북 10개, 경남과 전남 각각 4개, 부산 2개, 강원과 전북 각각 1개 학과에 지원자가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26개 학과 모두 비수도권 대학에 속하며 부산을 제외하면 모두 도단위지역 대학에서 발생했다.

대학가에선 해당 대학들이 추가 충원 상황에 따라 위기를 넘길 가능성도 있지만 전체 입학 자원이 크게 감소한 만큼 미충원 사태를 피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역 대학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위기감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정시 모집 지원자가 전무한 사례는 2020년 3개 학과(3개교)에서 이듬해 5개(3개교)로 올라선 데 이어 지난해 23개 학과(12개교)로 급증했다.

이 사례들도 모두 비수도권에서 벌어진 일로 앞으로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수도권 대학의 정원이 크게 줄지 않고 있는 데다가 입학 자원의 수도권 집중까지 지속돼 이러한 사태가 비수도권 대학 전반에 걸쳐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미충원 사태로 내부 개편을 단행한 바 있는 충청권 A대학의 입학 관계자는 "지원자가 전무해 선발 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된다면 학제 조정을 위한 위원회 등 기구를 통해 경쟁력 없는 학과를 폐지한다든지, 생존을 위해선 구조조정에 발 빠르게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상황이 더 큰 문제"라며 "2023학년도에는 입학 자원이 1만 2000명 가량 줄었지만 2024학년도에는 5만명이 이상이 줄 것으로 예상돼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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