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실무 경험할 곳이 없다" 사라진 대학 현장실습, 이대론 안된다
5 취업률 감소세, 기업에선 실무 경험 강조
지역대 졸업생 취업률 감소세… 수도권 比 3% 낮아
반면 산업계 학사 인력 부족분 매년 2~3%로 유지
실습 급감에도 ‘실무 경험’ 우선적으로 보는 경향
산학협력 선순환 구조 마련·실습 생태계 조성 필요

충청권 직업계고 취업률 현황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권 직업계고 취업률 현황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 "실무 경험을 우선적으로 보죠. 아니, 그보다는 경력직을 가장 우선 채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하니까." 대전에서 직원 70~80명 가량이 근무 중인 산업부품·소재 기업의 인사팀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가장 눈 여겨 보는 지점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 기업의 한 해 채용 인원은 1~4명. 규모가 큰 편이 아닌 만큼 인력에 대한 투자에서도 불필요한 부분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대학생 실습이 급감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는 실무 경험에 초점을 두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인력 ‘미스매치’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역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률 감소세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실습 기회 확대와 질적 향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1일 통계청 사업체패널조사(2017년)에 따르면 기업의 신입 채용 시 가장 고려하는 요건은 ‘조직 적합성’(54.7%)과 ‘숙련·경력’(44.3%)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관점은 지역 기업도 예외가 없다. 충남연구원은 10년 전 취업 미스매치(Mismatch)와 관련해 기업과 대학의 인식차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충남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당시 조사에서도 기업들이 추구하는 지점은 실무였다.

서류·면접 등 절차에 관계없이 채용 전반에 걸쳐 ‘근무경험’(인턴십)을 중점 고려사항 중 하나로 꼽았다.

당시 연구원은 전공, 자격증 등을 고려 대상으로 꼽은 대학과 기업의 인식 차이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취업자의 시각에서 지역 내 인력 미스매치 현상을 두고 급여와 정주 여건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 경제계에선 취업자의 실무 역량도 원인 중 하나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러한 분석과 함께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지역 대졸자 취업률도 실습 강화의 당위성으로 강조된다. 2016년 이후 5년간 충청권 일반대 졸업생의 취업률은 64.5%에서 61.4%(한국교육개발원)로 감소했고 수도권 대비 3% 가량 낮았다.

단순 수치로는 5년 새 연간 취업자가 3400명 이상 줄며 졸업생 감소세(1900여명)을 크게 앞섰다. 그러나 산업계에선 학사 이상 인력 부족분이 매년 2~3%(통계청)로 유지되며 충청권 내에서 연평균 1500명 규모의 빈자리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산학협력 선순환 구조 마련이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실습 생태계가 필요한 실정이다.

정종율 충남대 산학협력단장은 "제일 좋은 것은 실습을 학생들이 나가고 그 기업과 채용 등이 연계돼 순환되는 구조가 만들어 지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상황에선 선순환 체계가 구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