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하나은행 신방동지점 VIP PB 팀장

지난 6일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는 ‘잃어버린 20년! 일본을 붕괴시킨 버블경제’라는 주제로 일본의 초호황기 뒤에 찾아온 경제적 암흑기에 대한 주제가 방영됐다.

강연 내용을 보면 한때 동아시아 패권을 장악했던 일본이 2차대전에서 패전국이 된 후 연합국의 통치를 받게 되면서 전범 국가인 일본이 다시는 회생하지 못하도록 군사적 조치를 받으며 암울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이런 일본에게 냉정시대의 시작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줬다.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공산주의가 확대되지 못하도록 거점지로 활용하기 위해 일본의 재건을 막는다는 방침에서 오히려 일본경제를 재건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게 된다.

모두 아는 것처럼 1950년 한국전쟁당시 일본은 UN군의 병참기지 역할을 하며 경제가 급속도로 회복하기 시작했고, 각종 산업에 설비투자를 늘리고 특히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며 높은 기술력 향상과 수출 이익을 만들어 내며 1968년에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기에 이른다.

20세기 이후 70여 년간 새계경제패권을 유지하던 미국은 일본의 세계 최초 휴대용TV, 워크맨, 연비가 우수한 소형차 등 싸고 저렴한 메이드인재팬에 경계심을 드러내며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미국의 달러가치를 내린 반면 일본 엔화의 통화가치를 높이게 된다. 수출로 인한 성장이 막히자 일본은 정책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고, 엔화강세로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투자자가 유입되면서 주가 상승하게 되고 기업은 주식과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금리인하 효과로 자금이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몰리면서 유례없는 경제호황을 누리며 버블경제(1986~1991)기간 당시 일본은 부동산과 주가가 크게 부풀졌다.

기업, 야쿠자, 일반국민에 이르기까지 수입이 많아지자 돈을 마음껏 쓰게 되고 끝없는 소비 욕망의 대가는 결국 버블의 붕괴를 가져오기 시작한다.

주식을 팔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지며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하고,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며 대출규제를 강화하자 대출 상환을 서두르며 부동산 매몰이 쏟아지고 주택가격은 하락했다.

하지만 부동산과 주식을 다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자살률 증가, 물가하락으로 인한 투자 감소는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2020년 3월 1400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2021년 6월 3300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2300선까지 주저 앉아있다. 서울 아파트 값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둔산, 도안 지역 내 주택매매건수도 줄고 있다.

이번주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 한미 기준금리가 다시 역전되어 환율은 지금보다 더 오르고 다음달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또 올릴 수 밖에 없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고 평가된다.

인구 감소의 영향과 세계경제의 불안 여파가 성장잠재역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일본의 사례들을 거울삼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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