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 인구 감소·수도권 쏠림 탓
모집 자원 줄어들자 합격선 내려
수도권 주요 대학 90점 이상 유지
학력 수준 격차 심화… 경쟁력 ↓

수험생들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를 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수험생들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를 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학령 인구 감소, 인적 자원의 수도권 집중이라는 악재에 비수도권 대학의 합격선 마저 대폭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는 비수도권 대학들이 정부의 대학 정원 감축 정책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사태가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11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보고서 ‘고등교육 구조조정과 평생학습체계 구축’에 따르면 2011년 6만 6331명을 기록했던 충청권 고교 3학년 학생은 지난해 25.5% 감소한 4만 944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 고교 3학년 학생도 28.5%가 줄어 지난해 21만 7268명을 기록했으며 전국 평균 30%의 감소세를 보였다.

전국적으로 모집 자원이 고르게 줄고 있지만 실제 입학생을 차지하는 지역별 비율에서는 수도권 집중이 오히려 심화됐다.

지난해 충청권 대학 입학생은 8만 7062명(재수생·유학생·평생교육 포함)으로 10년 전보다 21.6% 감소했다.

이외 비수도권 권역 역시 20~30%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수도권에서는 지난해 25만 9608명이 입학해 감소세가 12.9%에 그쳤고 전국 평균치(-19.7%)를 밑돌았다.

특히 전국 대학 입학생 중 45.8%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10년 전(42.2%)보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모집 자원이 더욱 줄어들자 지역 대학가에서는 합격선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지역거점 국립대를 기준으로 보면 충남대의 정시 일반전형 백분위 70%컷 합격선(인문·자연계열, 국·수·탐 평균 기준)은 2020년 78점에서 이듬해 73.8점으로 낮아졌다. 충북대는 77.1점에서 69.8점으로 줄었고 타 지역 국립대에서도 3~8점 가량 합격선을 내렸다.

반면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90점 이상을 유지하면서 비수도권과 입학자 학력 수준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 인재 유출이 지속돼 장기적으로는 지역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계에서는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영향이 실질적으로 지역대학에만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충남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대체로 수도권행을 원하는데 지역만 정원을 줄이고 수도권은 그대로 있으니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역대 정부의 대학 정원 감축 정책으로 지난해 수도권 입학 정원이 2003년 대비 15.9%(3만 5000여명)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은 33.6%(14만 6000여명)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대전 한 대학 관계자는 "지역대학 여건상 정부 재정 지원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정원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지원을 고려치 않는 수도권 20여개 대학은 감축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 수도권을 포함한 정원 감축이 없다면 지역대학부터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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