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갈등 상징 전락 통합 청주시청사
上. 청주·청원 합의 사항 취지 무색
中. 본관 존치 논란…문화재냐, 걸림돌이냐
下. 퇴거 불응 청주병원 의료법인 유지 새 변수

[上. 청주·청원 합의 사항 취지 무색]
본관존치 기형적 설계·청주병원 퇴거 불응 등 착공 난항
위치변경 의견 심심치 않게 나와… 선거때마다 단골 메뉴
통합명분 훼손·과도한 유치전 등 또 다른 갈등 씨앗 우려

청주신청사 조감도. 청주시 제공.
청주신청사 조감도. 청주시 제공.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2012년 청주시의회 의결과 청원군 주민투표를 통해 청주·청원 통합이 확정됐다. 그리고 2014년 7월 1일 통합 청주시가 출범한다. 청주시와 청원군은 통합 추진 과정에서 4개 구청 중 2개 구청은 청원군에 설치키로 했다. 또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현 청주시청 부지에 새 시청사를 건립키로 했다. 하지만 통합 청주시 출범 8년이 지났지만 아직 새 시청사는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통합 청주시의 상징이 될 줄 알았던 시청사는 이제 갈등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3회에 걸쳐 청주시 청사를 둘러싼 논란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

새 청주시청사의 위치는 현 청주시청 자리다. 하지만 새 시청사의 위치를 변경하자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시청 본관의 존치가 확정된 후 기형적 설계가 이뤄지고, 청주병원의 퇴거 불응으로 착공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한다. 통합 청주시 출범 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시청사 이전은 단골 메뉴로 수면위로 올라오기도 했다.

새 시청사의 위치는 2013년 6월 20일 열린 15차 청원·청주통합추진공동위원회 의결을 통해 현 청주시청사 부지로 최종 확정됐다.

앞서 같은해 2월 시작된 새 시청사 위치선정을 위한 용역에서 연구팀은 지리정보시스템 분석, 청원·청주통합군민·시민협의회, 읍·면 발전협의회 등의 의견 수렴을 걸쳐 청원군 3개, 청주시 5개 등 8개 지역의 후보를 추렸다. 이후 새 시청사 선정평가단(이하 선정단)이 현 시청사 일대, 청주종합운동장 일대, 대농지구 일대, 청주광역매립장 일대 등 4개 후보로 압축했다. 1순위는 현 시청사 일대였다.

선정단의 평가와 별개로 주민여론조사도 실시됐다. 여론조사결과도 선정단의 평가와 다르지 않았다. 시청사 위치가 확정되자 다른 시설에 대한 입지선정도 탄력이 붙었다. 청원군에 설치키로 한 상당구청과 흥덕구청은 청원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통해 각각 남일면 효촌리, 강내면 사인리로 확정됐다. 행정기관에 이어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지가 옥산면으로, 북부·남부터미널 위치가 각가가 오창읍 양청리, 남일면 효촌리로 결정됐다.

이런 통합 과정을 살펴보면 새 시청사 위치 변경은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우선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의 여론 수렴을 거친 명분이 훼손된다. 시청사의 위치를 기준으로 상당·흥덕구청, 농수산물도매시장, 터미널 위치가 결정됐는데 그 기준이 없어진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무엇보다 과도한 유치전이 재연될 수 있다. 상생발전방안에 따라 청원군 지역에 농수산물도매시장, 위락단지, 북부·남부터미널, 종합스포츠타운, 신설 예정된 2개 구청 건립이 예정되면서 청원군 읍·면 주민들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미호특구발전위원회를 구성한 강내면을 시작으로 낭성·가덕·미원·남일·문의면 주민들로 구성된 연합체인 남부발전위원회, 옥산면 이장단과 기관단체장으로 이뤄진 옥산발전위원회가 발족한다. 오창읍과 내수읍·북이면도 이장단을 중심으로 유치전에 나섰다. 청주에서는 중앙동 주민들이 시청사를 사수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청원군과 청원·청주통합군민협의회가 과열된 유치전을 자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만일 새 시청사를 이전한다는 공식적인 움직임이 나오는 순간 이들 지역들은 또 유치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앞서의 유치전은 각 지역에 고르게 시설이 분산되면서 큰 후유증을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원포인트로 이뤄질 시청사 이전은 극한 대립으로 흐를수 밖에 없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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