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측 "독립적인 미술관 원한다"
지역미술인 공동 공간 제안 거절
민선7기 계획 전면수정 추진예정
일각 "희망고문… 작가 명예 실추"

닥종이 인형. 충청투데이DB
닥종이 인형. 충청투데이DB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김영희 닥종이 작가의 작품을 메인 테마로 한 제천시립미술관 건립이 추진 4년 만에 물 건너갔다.

미술관은 건립하되 ‘김영희 닥종이 작품’을 메인으로 전시하기는 힘들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김영희 작가 측은 "본인 작품만 전시하는 독립적인 미술관을 원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추진됐다가 무산되기를 반복하면서 김 작가의 명예만 실추 시켰다"는 자성론도 나온다.

제천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세계적인 예술인에게 제천시가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미술관 건립을 구실로 ‘희망 고문’만 했던 게 아니냐는 자성 섞인 비판이다.

31일 시에 따르면 김 작가는 시립 미술관 내에 지역 미술인과 함께 전시 공간을 조성하자는 시의 제안을 거듭 거절했다.

시는 이런 상황을 시 의회에도 보고했다.

이로써 시는 4년 전 민선 7기 때 추진했던 계획을 전면 수정해 ‘김영희 작가를 뺀’ 시립 미술관 건립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민선 7기 제천시는 세계적인 명성의 김영희 작가를 테마로 한 시립미술관 건립을 야심차게 추진했다.

독일에 거주하는 김 작가는 당시 제천시와 닥종이, 회화, 꼴라쥬 등 400여 점 이상의 개인 작품을 기증해 전시하기로 협약하는 등 시립미술관 건립은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지역 미술계의 거센 반발과 문체부의 공립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 평가에서 탈락한 데다 민선 8기 들어 자치단체장이 바뀌면서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민선 6기 이근규 시장 당시에도 김영희 작가를 주제로 한 미술관 건립이 추진됐다가 무산된 바 있다.

한 지역 인사는 "세계적 명성의 김영희 닥종이 작가가 계속된 정치적 부침에 시달리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걱정"이라며 "정치 논리 때문에 소중한 예술 자산을 잃는 게 아닌가 싶어 무척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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