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옥 청주복지재단 상임이사

비만은 개인의 게으름에 기인한 문제가 아니다. 비만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는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받는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은 11조 5000억원 정도로 그 절반이 의료비로 발생되는 것이라 한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 비율은 증가 추세에 있으며 우리나라의 비만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장년의 비만율과 더불어 아동·청소년 비만 유병율이 증가하고 있어 비만관리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는 외식문화의 발달과 육식의 보편화, 패스트푸드의 유행, 설탕과 고칼로리의 기름진 음식 선호 경향을 꼽는다. 운동부족 역시 비만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아동의 체육수업 감소와 청소년의 체육시간 자율학습으로 인한 아동·청소년의 운동부족은 아동비만의 한 원인으로 본다. 코로나로 인한 실외 활동의 제한과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 증가도 한몫을 한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아동·청소년이 많아진 것도 비만율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더불어 폭식조장 미디어방송(먹방)의 유행과 코로나로 인한 배달음식 선호현상은 비만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비만백서에 따르면 비만율은 소득과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에 따라 비만율이 영향을 받는 것은 경제적 격차에 따른 가정의 식단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생활에 바쁜 부모들이 자녀의 식단을 돌볼 겨를이 없어 패스트푸드로 쉽게 식사를 해결하게 되는 저소득 취약계층의 아동 대부분은 영양불균형과 비만에 노출될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비만과 과체중, 영양결핍을 통틀어 영양불균형이라 한다. 국제협력기구 GAIN (Global Alliance for Improved Nutrition)이 제시한 세계 영양불균형 지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5세 미만 아동의 약 7%가 과체중인 반면, 약 3%는 영향불균형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비만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아동비만의 관리는 그들의 평생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이므로 중요한 과제이다.

과음과 폭식 등 비만을 유발하는 문화와 환경을 개선하고, 아동청소년의 비만을 유발하는 과자·탄산음료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한다. 더불어 아동·청소년 체육활동 강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한부모, 조손가정 등 건강한 식사 준비가 어려운 가정의 아동을 위한 지원 또한 필요하다. 결식아동들을 위한 바우처사업의 지원방법도 다양화될 필요성이 있다.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영양 불균형 개선사업을 확산하여 인스턴트식품의 잦은 섭취에 노출되어 있는 아동들의 영양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

가난과 취약한 환경으로 인해 아동들이 성장기에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비만에 노출되어 평생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은 어른들의 사회적 책임회피의 탓이다. 지금부터라도 건강한 음식 섭생을 위한 사회적 구조를 갖추고 다양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 운동과 식생활과 학습이 조화롭게 구현되는 아동을 위한 복지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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