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임승수
7살 때부터 연기 시작… 4년차 배우
춤 추는 모습 본 친구 엄마 권유로 시작
현장서 다들 잘해줘 힘들었던 것 없어
촬영 직전 알려준 대사 외우기 더 쉬워
"소영이도 태어나줘서 고마워" 기억 남아
해진이 자기 자신에 해주는 위로 같아
영화 ‘집으로’ 유승호 역 해보고 싶어
아이유처럼 다른 사람 돕는 배우 되고파

 

[충청투데이 정민혜 기자] 올해 칸 영화제에서 12분 동안 기립박수가 나온 영화가 있다. 바로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한국영화 ‘브로커’다. 특히 배우 송강호가 국내 최초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박스를 매개로 관계를 맺게된 이들의 특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베이비박스 앞에 아기를 두고 갔다가 다시 되찾으러 온 엄마 소영(아이유)에게 나타난 브로커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 불임부부 등에게 돈을 주고 아기를 넘기는 브로커 일당은 아기를 잘 키워줄 적임자를 찾아주겠다며 소영을 설득해 함께한다. 해진은 잔잔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영화 속에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때론 위로의 메시지로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영화 브로커에서 해진 역을 맡아 톡톡 튀는 감초 연기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대전 출신 아역배우 임승수 군을 충청투데이가 만나봤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워낙 낯가림이 없고 음악만 나오면 흥이 나게 춤을 췄다. 그 모습을 본 윗층에 사는 친구 엄마가 "승수는 끼가 많은 것 같다"며 연기를 권유하셔서 시작하게 됐다. 아역배우로서는 조금 늦은 나이인 7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지금은 4년차 배우다.

-연기할 때 재밌는 점과 어려운 점은.

연기를 통해 다른 사람이 돼보는 게 재미있고, 훌륭한 배우님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어려운 점은 특별히 없다. 연기적인 면은 아니지만 얼마전 브로커 VIP 시사회때 14관을 돌아다니면서 무대인사를 해야 했는데 나중에는 다리에 쥐가 나서 서있는게 힘들었다.

활짝 웃는 임승우 군.  사진 이경찬 기자
활짝 웃는 임승우 군.  사진 이경찬 기자

-기억에 남는 칭찬이 있다면.

소영 누나(아이유)가 잠들기 전 상현 아저씨(송강호), 동수 형(강동원), 해진, 우성에게 한마디씩 해주는 호텔씬에서 제가 "감정 좀 잡을게요"라고 말하고 해진의 감정에 몰입한 적이 있다. 그 때 대선배님인 송강호 배우님께서 "연기는 그렇게 하는 거야"라고 칭찬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자신의 연기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본 주위 사람들이 장난스러운 해진의 모습을 보고 평소에 보던 저랑 똑같다고 한다.) 또 저만의 필살기는 웃는 연기다. 눈이 안보일 정도로 활짝 웃는 연기가 가장 자신 있다.

-연기를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배우는 다재다능해야 하니까 뭐든 허투루 배우지 않고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게 됐다. 그리고 뭔가를 배우고 나면 뿌듯해서 좋다. 피아노는 지금 3년째 배우고 있고 드럼도 매주 1회씩 꼬박꼬박 강습을 받고 있다. 최근엔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인 아이유 누나의 ‘라일락’이라는 노래를 배우고 있다.

-롤모델 배우가 있다면.

배우님 한 분 한 분 모두 훌륭하다. 송강호배우님은 연기천재이신 것 같다. 강동원 형은 두말할 것 없이 미남인 데다가 연기도 잘하고 마음도 착해서 닮고 싶은 배우 중 한 분이다. 또 아이유 누나는 평소에 기부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이유 누나처럼 다른 사람을 돕는 배우가 되고 싶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아역배우들에게 대본을 주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새로운 방법에 적응하기 어렵지는 않았는지.

저는 어렵지 않았다. 촬영을 위해 미리 대사를 외워야 하는 것도 없어서 오히려 그게 더 편했다. 촬영 직전에 대사를 알려주는데 그게 더 쉽게 외워져서 정말 놀이하듯이 촬영했다.

-‘브로커’를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가 세차장에서 창문을 여는 씬이 있다. 생각보다 비누거품이 많이 들어와서 촬영할 때 서로 즐겁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비누거품을 맞았을 때 너무 차갑고 눈에도 살짝 들어가서 따가웠다.

-‘브로커’를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감독님, 배우님들, 스텝분들 모두 제게 잘해주셔서 항상 즐거웠고 힘들었던 건 그닥 없었다. 조감독님은 촬영 전에 "오늘도 잘 부탁해", "승수야 꼭 잘하자"라고 말하면서 저를 늘 응원해주셨다. 저보다는 엄마가 운전해주느라 힘드셨을거다. 엄마가 대전에서 삼척, 강원도와 경기도, 서울까지 운전해주셨다.

사진=이경찬 기자
사진=이경찬 기자

-촬영 현장에서 잘 해주거나 재밌던 분이 있었다면.

모두 잘해주셨다. 감독님은 제가 촬영장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편하게 해주셨다. 송강호 배우님은 저를 칭찬해주셔서 좋았다. 강동원 형은 레슬링, 스케이트보드도 가르쳐 주시는등 많이 놀아줬다. 아이유 누나랑은 장난을 많이 치면서 친해졌다. 또 누나가 가수인만큼 노래하는데 있어서 "이 부분은 이렇게 하는거야~"하고 가르쳐 주기도 했다. 배두나, 이주영 배우님과 함께 농구를 했던 것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브로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가 있다면.

"소영이도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영화 후반부에 소영 누나가 모두에게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전하는 장면이 있다. "소영이도 태어나줘서 고마워"는 그 이후 해진이인 제가 소영 누나에게 답하는 대사다. 죄책감에 빠진 소영 누나를 위로해주는 말이기도 하지만 해진이 자기 자신에게 위로해주는 말인 것 같아서다. 사실 ‘브로커’에서 제일 외로운 사람은 보육원에서 자라면서 입양될 수 있는 나이가 지났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해진이라고 생각한다.

-주위 친구들도 영화에 나온 것 알고 있나. 알고 있다면 친구들 반응은 어떤지.

친구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어떤 친구는 "우리 엄마가 누구 누구 배우님 사인 받아오래"하며 같이 출연한 다른 배우님들 사인을 부탁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저에게 직접 사인을 받아가는 친구도 있다. 물론 제 사인도 따로 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영화 ‘집으로’에서 유승호 형이 했던 상우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원래 장난스러운 제 성격과 개구쟁이 역할이 저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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