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場萬事-행복을 피는 충청시장] 15. 유천시장
80년대 주름잡은 유천거리 중심 시장
제철과일·농산물, 도매시장 맞먹는 가격
요즘 보기 어려운 ‘쇼핑타운’도 위치해
내년까지 유천동 도시재생 뉴딜 사업
올해 7월 문화쉼터 ‘아트월’ 설치 예정
지역대학 연계 상인역량 강화 교육 실시
과거 청춘삼거리에 청년점포 10곳 문 활짝

▲ 유천시장 전경. 사진=최윤서 기자
▲ 유천시장 전경. 사진=최윤서 기자
▲ 유천시장 전경. 사진=최윤서 기자
▲ 유천시장 전경. 사진=최윤서 기자
▲ 유천시장 전경. 사진=최윤서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1982년 개장해 올해 딱 40주년을 맞이하는 대전 유천전통시장(중구 계백로1584번길 28)은 과거 80년대를 주름잡았던 유천거리를 중심으로 한 대전 대표 시장 중 한 곳이었다. 대전 유흥가의 대명사로 통하는 유천동에 위치해 1980년대부터 1993년 초 활성화 됐다. 과거 대전 대표 홍등가로 시장 역시 함께 활기를 보였으나 단란주점 및 유흥업소가 사라지며 상권도 흔들리는 모양새. 하지만 최근 새롭게 리모델링을 해 깨끗하고, 비가 올 때도 편히 장을 볼 수 있도록 지붕도 설치돼 있어 고객들의 편의 제공에 힘쓰고 있다. 유천시장은 대전의 여느 전통시장보다도 고객층의 연령대가 높고 점포별로 특색 있고 통일성 있는 간판 디자인으로 환경 개선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상인들은 현재 처한 상황은 어렵지만 이 같은 자구 노력이 모이다 보면 과거에 누렸던 호황을 다시 재현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올해 ‘불혹’된 유천시장…작지만 알차다

점포수 78개, 상인 83명이 똘똘 뭉치는 유천시장은 유천동 중심에 자리 잡은 터줏대감 같은 존재다.

그날 그날 바로 찜기에 올려 김이 솔솔 피어오르는 다양한 종류의 떡과 허한 주민들의 속을 달래주는 뜨끈한 순대국밥, 갖가지 반찬으로 집밥 한상 뚝딱 차릴 반찬집까지. 싱싱한 제철 과일과 신선한 농산물 가격은 도매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야채는 현지에서 물품을 직접 가져와 중간 마진의 거품을 빼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그날의 제품은 재고 없이 판매해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유천시장의 장점이다.

먹거리는 물론 식기구, 옷, 수선집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점포까지 입점해 손님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이곳은 요즘은 보기 힘든 쇼핑타운도 근처에 세월의 흐름을 역행하듯 그 자리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80년대 쇼핑의 명가로 예상되는 이곳은 마치 사이판이나 괌에 있는 오래된 한인 마트를 연상케 한다. 새버들 장터로도 불리는 유천시장은 한때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시장에 생명을 불어넣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유천1동 부녀회들이 모인 자생조직은 시들어가는 유천시장을 되살리고자 시장 내 유휴공간에서 자생단체 바자회와 경로잔치를 계획했다.

시장으로 주민들과 기관·단체 관계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여 시장의 이미지를 새롭게 각인시키기 위한 주민과 상인들의 자구노력으로 평가받는다.

◆유천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골목상권 살아난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 후 14년이 지난 대전 중구 유천동 일대 도시재생사업이 본격화되며 유천시장은 현재 부흥을 꿈꾼다.

중구는 유천동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 13만 5000㎡를 대상으로 유천동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부터 내년까지 4년간 18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진행하는 주민공동체 활성화와 골목상권 활력 사업이다.

유천시장을 포함해 2008년부터 성매매 집결지가 해체됐던 일부도 사업 대상지에 포함했다.

특히 올해는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된 문화쉼터 ‘아트월’이 설치된다. 아트월은 쇼핑공간의 소음과 해충을 방지하고 미적 디자인을 가미한 시설물(길이 30m)이다. 공사는 3000만원 규모로 7월 준공될 예정이다.

유천동 도시뉴딜사업과 칼국수거리를 연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전망인데 유천시장의 발길을 끌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유천시장은 시민제안공모사업으로 선정된 CCTV 설치사업을 지난해 착수하기도 했다.

전통시장 내 범죄예방용 CCTV 6대를 설치해 시장 상인과 고객 간 상호 분쟁조정 역할과 안전한 쇼핑환경 제공도 병행되고 있다.

또 하나의 유천 전통시장 개선 방향으로는 대학과 지역사회 상생 협력 플랫폼이다. 지역대학과 연계한 다양한 상인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신규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다양한 전통시장 지원 역점사업을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해소하고,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전통시장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상인과 고객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6년 전의 화려했던 청년점포 ‘청춘삼거리’, 희망의 불씨 되살려야

2016년, 전통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청년점포 지원사업을 통해 유천시장도 10곳이 문을 열었다. 일명 ‘청춘삼거리’

당시 유천시장 ‘청춘삼거리’는 전통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해 미래 전통시장을 이끌어나갈 청년상인을 키우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었다.

정부 공모였던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구체화된 것.

유천시장 내 부족한 먹거리 등 주전부리 위주의 가게로 족발, 치킨, 떡, 퓨전일식에서 전통찻집 등 다양하게 구성됐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한 채 현재는 모두 폐업한 상태.

상인들은 반짝 효과에 그쳤던 청춘삼거리를 아쉬워하며 새로운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유천시장의 한 상인은 "당시 청년들이 점포를 운영하며 시장이 활기를 찾았고 덕분에 젊은 손님도 많아졌었다"며 "하지만 이후 점포들이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며 지금은 시장에 청년들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유천시장은 과거 유천동의 화려했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시장인 만큼 골목상권에 관심을 갖고 많은 손님이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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