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4개 준공 돼 운영 중
센터 별 총사업비 400억원
연간 유지관리비 10억 수준
프로그램 성인·노인 위주 구성
공동주택 內 시설과도 비슷해
민간·공공 결합 운영방식 요구
센터별 테마 맞춰 차별화 필요

세종시 반곡동 복합커뮤니티센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세종시 반곡동 복합커뮤니티센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 대표적 공공 인프라인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센터별 수백억 원의 사업비와 연간 수억 원의 유지관리비를 쏟아 붓지만, 획일적 프로그램의 틀에 갇혀 시민들이 외면하는 ‘혈세먹는 하마’ 신세다.

전문가들은 이용객의 니즈를 반영한 프로그램 신설과, 운영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행복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세종시에는 총 22개의 복합커뮤니티센터가 계획됐다. 현재 14개소가 준공 돼 운영 중이다.

복합커뮤니티센터는 쉽게 말해, 옛 동사무소 건물에 시민들이 이용할 복합편의기능을 갖춘 대규모 공공 인프라다. 각 센터별 총사업비는 400억 원 수준이며, 연간 유지관리비는 10억 원 수준이다.

센터의 주요 시설은 주민센터,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노인복지센터, 도서관, 체육시설, 문화시설, 회의실 등이다. 지역별 시설의 미세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판박이식이다.

세종 복합커뮤니티센터에 대한 문제점은 이미 정책연구를 통해 제기됐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복합커뮤니티센터 운영방안을 통해 ‘건립 시기 불일치 해소, 전담조직(컨트롤타워) 설치, 운영인력 확보, 프로그램 운영의 다양화, 운영재원 확보, 제도적 기반 구축’ 등이 제시됐다. 특히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은 성인이나 노인 위주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아동, 청소년, 직장인 등을 위한 프로그램은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현 시점에서 마주하는 복합커뮤니티센터의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았다. 젊은 도시 세종에 걸맞는 특성화 프로그램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특히 세종시 내에서 특화설계를 통해 지어진 공동주택은 복합커뮤니티센터와 유사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세종시의 한 시민은 "아파트 내에 있는 커뮤니티 시설과 복컴의 시설이 거의 유사하다"면서 "지역에 수년간 거주하고 있지만 복컴을 방문하는 것은 주민센터 이용을 제외하면 거의 드물다"고 말했다.

복합커뮤니티센터가 혈세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민간과 공공이 결합된 운영방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한 도시개발 전문가는 "도서관, 체육시설만 봐도 센터별 판박이다. 각 센터별 테마와 주제를 다르게 한 시설 내의 아이템 차별화가 필요하다"면서 "영유아·청년 프로그램도 고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청소년 공간은 현재 유행하는 스터디 카페 형식으로 탄력적인 변화를 준다거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사교육 시장의 교육프로그램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당이 협소한 것도 문제다. 소규모 공연조차 진행 할 수 없는 협소한 공간으로 소규모 동아리 활동에 그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설계 및 운영방식의 변화가 이뤄져야 할 시기"라고 전했다.

외형만 빛나는 특화설계가 아닌 특화된 운영방식에 따른 프로그램 리뉴얼 작업이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높다. 타지역 우수사례 벤치마킹도 요구된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관계자는 "복합커뮤니티센터 이용의 활성화는 ‘어떻게 만들어서 공급하고’, ‘누가 이용하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때 궁극적으로 주민들이 상시적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세종=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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