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상권 살펴보니
가장동·괴정동·둔산동·은행동
임시휴업·문 닫은 점포들 많아
상권 침체로 이어질 우려도

▲ 25일 대전 서구 괴정동 소재 한 식당에 휴무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송해창 기자
▲ 25일 오전 11시 30분경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 사진=송해창 기자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지금 거리를 보세요. 사람이 있어야 장사를 하죠. 아무리 평일이라지만 학생들은 방학인데…설 연휴까지 휴업할까 고민 중이에요."

25일 오전 11시 30분 대전 중구 은행동 음식점주 A 씨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연초 분위기도 나지 않는다. 이제는 코로나19 탓하기도 지긋지긋하다"며 "어차피 설 연휴에 일할 아르바이트생도 없다. 당분간 문을 닫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전지역 상권에서 휴업하거나 장사를 접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

24~25일 서구 가장동·괴정동·둔산동, 중구 은행동 등 상권에서는 곳곳에서 임시휴업하거나, 아예 문을 닫은 점포를 찾을 수 있었다.

이들 점포 정문에는 ‘거리두기 강화로 당분간 휴무합니다’, ‘이른 시일 내 찾아뵙겠습니다’ 등 문구가 붙어 있었다. ‘임대문의’, ‘현 위치 임대’ 등 임대 관련 현수막도 다수 게시 돼 있었다.

지난주부터 휴업 중인 서구 괴정동 음식점주 B씨는 "장사가 안 돼도 어차피 월세를 내야 한다. 인건비라도 아끼려 지난주 목요일부터 휴업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쉴 지는 계획하지 않았다. 인근 가게들 분위기를 보고 영업재개를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구 둔산동에서 운영하던 가게를 최근 정리한 C씨는 "둔산동 상권은 저녁장사가 잘돼야 낮장사도 잘 된다. 각종 제한으로 저녁장사가 힘들어지자 낮에 문 여는 가게들의 매출도 급감했다"며 "둔산동 임대료는 타 지역보다 비싸다. 건물주에게 양해를 구하고 계약기간보다 일찍 가게를 접었다"고 말했다.

이어 "폐업한 가게는 둔산동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전 어느 상권을 가도 (폐업한) 가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각종 소상공인 커뮤니티를 들어가 봐도 하소연만 가득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푸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상권 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24일 서구 가장동 상권은 오후 9시 이전에도 상당수 점포 불이 꺼져 있었다.

서구 가장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D씨는 "불 꺼진 모든 곳이 아예 장사를 접은 가게는 아니다. 어차피 영업을 오후 9시까지밖에 못하니 마감을 빨리하고 퇴근한 것"이라면서도 "이달 들어 폐업한 가게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게의 폐업은 인근 가게에 영향을 미친다. 손님들도 폐업한 가게 쪽을 꺼리는 경향이 많다"며 "이 같은 분위기는 점차 번져 상권 침체로 이어질 것이다. 당장 오늘만 봐도 그렇다. 왜 이렇게 상권 불이 일찍 꺼졌겠나"라고 하소연했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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