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결빙 현상 ‘블랙 아이스’… 얇고 투명해 육안 구별 어려워
최근 5년간 충남 빙판길 교통사고 치사율, 전국 두 번째로 높아
"저온·강우 시 최대한 운전 삼가… 타이어 마모도 주기 점검해야"

3일 충북 음성군 생극면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7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사진=충북소방본부 제공
3일 충북 음성군 생극면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7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사진=충북소방본부 제공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1 지난 3일 오전 7시 38분경 충북 음성군 생극면 도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얼어붙은 길에서 미끄러지면서 차량 7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등 2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날 오전 8시 44분경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서도 1t 화물차가 언 길에 미끄러져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편에서 오던 다른 1t 화물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2 지난해 2월 20일 오전 4시경 충남 아산시 방축동의 한 도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가로등과 가로수를 잇따라 들이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A씨가 사망했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도로 표면이 얼어붙는 일명 ‘블랙 아이스(black ice)’로 인한 교통사고가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6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충청권에서 서리·결빙으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2018년 216건, 2019년 98건, 지난해 94건 등 총 405건이다. 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명, 부상자 수는 734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이 173건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이 154건, 대전과 세종이 각각 70건, 8건으로 나타났다. 사망자와 부상자 수 역시 충남이 각각 9명, 320명으로 가장 높았고, 충북(사망자 1명·부상자 296), 대전(부상자 105명), 세종(부상자 13명)이 뒤를 이었다.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갈 경우 나타나는 도로 결빙 현상으로, 얇고 투명한 얼음 탓에 도로의 검은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비쳐서 이름 붙여졌다. 겨울철 아침 시간대에 다리 위나 터널 출입구, 그늘진 커브길 등에서 자주 발생하며,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워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릴 정도로 위험하다.

특히 충청권 빙판길 교통사고 치사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충남의 빙판길 교통사고 치사율은 5.58%로 전국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과 세종도 각각 5.14%, 4.35%로 전국 평균치인 3.04%를 상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빙판길 교통사고를 예방하려면 전날 기온이 낮고 비가 내렸을 때 최대한 운전을 삼가는 것이 좋지만 운전을 해야 한다면 평소보다 20% 감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터널 출입구나 다리 위, 상습응달지역 등을 통과할 때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타이어 마모도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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