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명 밀알복지관 관장

국내에서 하루 4000명이 넘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의 대형병원의 중환자 병상이 얼마 남지 않았고 환자가 급증하면서 응급 의료체계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뉴스도 전해진다. 이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한 달도 안 돼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뉴스가 전해지면 장애인복지시설들은 또다시 프로그램이 중단되어 장애인들이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될까 매우 염려스럽다.

사회복지시설들은 방역 당국과 지자체의 ‘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에 따른 사회복지시설 대응 지침’에 따라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화된 운영을 하게 되었다. 접종자 중심으로 출입이 허용되고, 미접종자의 출입은 PCR 음성 확인자만 출입이 가능하게 되어 도전적 행동이 심하여 예방접종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의 경우 복지관 이용이 어렵게 됐다.

우리 기관의 복지 일자리에 참여 중인 미접종 발달장애인 이용자 중의 한 분은 부모님께서 1주일간의 휴가를 얻어 사활(?)을 건 예방접종에 나섰다. 예약된 의료기관에 가서 수면제를 먹이고 접종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해 성인 5명이 동원돼 간신히 1차 접종과 PCR 검사를 마쳤다. 그러나 앞으로 2차 접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스럽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복지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니 어쩔 수가 없다.

2020년 1월 국내 코로나 환자 첫 발생 이후 발달장애인들은 ‘감염보다 고립’이 더 무섭다는 것을 경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복지시설 출입이 어려워지면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일상의 삶이 깨어졌다. 고립으로 인해 발달장애인과 부모가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가중됐으며, 지난해 돌봄의 사각이 발생하면서 광주에서는 발달장애인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하였다. 광주시는 사건 발생 후 부모단체, 전문가, 장애인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TF)를 꾸리고 단독주택 2채(지원주택)와 장애인복지관이 운영하는 융합돌봄센터에 전문인력을 배치해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복지관이 운영하는 융합 돌봄센터는 20명씩을 모집해 돌보고 있으며, 발달장애인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용자 중 일부는 활동 후 시설이 아닌 지원주택에서 지낸다. 나머지는 집으로 돌아가며 주말이나 휴일에도 돌봄은 이어진다. 이웃 청주시에서도 발달장애인 돌봄센터를 건립 중에 있다고 전해진다.

대전시에는 1080명의 자폐성 장애인을 포함 7700여 명의 등록 발달장애인이 있다. 우리 시도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돌봄의 문제가 절실하다. 복지시설의 이용 기간이 끝나거나 시설의 사정으로 서비스의 제한을 받는 장애인들이 많다.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지원책이 절실하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 고통과 책임을 본인과 가족에게만 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과 역할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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