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커뮤니티서 문의해보니
간단한 상담만으로 판매 이뤄져
"안전·깔끔"허위·과장 섞인 말도
돈 받고 잠적·가짜약 등 사기 우려
"필요시 산부인과 전문의 상담 必"

▲ 낙태약 판매자가 보내온 약품 사진. 사진=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미프진(낙태약) 사기 온라인상에 엄청 많습니다. 아직 불법이라서 저도 지인의 지인을 통해 구했는데 이틀 동안 배가 엄청 아팠어요. 운이 좋아 살았나 봅니다."

온라인을 통한 불법 낙태약 밀거래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올해 1월 낙태법이 폐지됐지만 아직 먹는 낙태약 유통·판매는 불법인 상황에서 금지된 약물 오남용에 대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더불어 낙태약 관련 사기 범죄도 빈번해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본보 취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포착한 낙태약 판매처에 구매 문의를 해보니, 간단한 카카오톡 상담만으로 낙태약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낙태약 판매자 A씨는 "미국 정품 미프진으로 받아 (보내)드리고 있다"며 취재진이 요구하지 않은 약품 사진을 먼저 보내는 등 신뢰를 얻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임신 주차에 따른 복용 방법을 제시하면서 할인된 가격으로 팔겠다는 의지까지 드러냈다.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취재진의 말에 "정품이기에 부작용·후유증이 없다"며 "임신 초기면 과다 출혈도 없이 안전하고 깔끔하게 성공할 수 있다"고 허위·과장으로 보이는 위험천만한 말도 서슴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불법인 낙태약 배송에 있어 ‘비밀 포장’을 해 보내겠다는 치밀함까지 내비쳤다.

암암리에 판매되고 있는 위 약은 국내에선 유통·판매가 금지돼 있는 약물이다.

정식 병원의 처방이 아닐뿐더러 심지어 카카오톡으로 나이를 속이면 미성년일 경우에도 손쉽게 낙태약을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유명 커뮤니티·SNS에서는 낙태약 구매처나 후기 등이 버젓이 공유되고 있다.

그중에는 현금을 받고 잠적하거나 가짜 낙태약을 배송해주는 사기 범죄에 대한 정보도 여럿 포착됐다.

실제 지난해 5월 대전에서는 중국산 가짜 낙태약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미프진으로 속여 불법 유통 판매한 일당 4명이 구속됐다.

당시 해당 일당은 중국 보따리상 등을 통해 1세트(9알)당 8만원에 구입한 무허가 중국산 약품을 1세트당 38만원에 재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의약계에서는 낙태약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한편 필요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강조한다.

대전시약사회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낙태약이 처방으로 복용 가능한데 대신 지속적 관리가 조건으로 붙는다"며 "낙태약 복용 시 출혈 등 상당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복용 후 착상을 털어내기 위해 복용하는 약도 자궁 조직을 파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의 관리 없이 환자 임의로 해외 직구 등을 이용해 낙태약을 불법적으로 복용하는 건 큰 위험을 초래한다. 복용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좋으며 필요시 산부인과 전문의의 상담을 꼭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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